동양증권 품은 유안타 국적은 '버뮤다'

2014-07-31 11:28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동양증권을 사들인 유안타증권 자회사가 애초 대만계로 알려졌으나, 조세회피처인 버뮤다가 실제 국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일가가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으로 동양증권을 되산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만 소재 유안타증권 자회사인 유안타시큐리티즈아시아파이낸셜서비시스는 현재 동양증권 지분 53.1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국적이 버뮤다다.

유안타증권은 1990년대에 해외투자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인 유안타시큐리티즈아시아를 100% 자회사로 버뮤다에 만들었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달 중순 유안타시큐리티즈아시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동양증권 대주주 자격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동양증권은 매각 당시 구주 인수자금 및 유상증자 납입금이 총 2800억원, 우발성채무도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으나, 유안타 측은 4~5개월 만에 사들였다"며 "오랫동안 회사를 주시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법ㆍ금융당국이 위장매각 혐의에 대해 사실여부를 밝혀줘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금감원은 유안타 쪽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법상 대주주가 외국계 페이퍼컴퍼니인 경우 증권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상대로 검토한다"며 "대만 유안타증권은 대주주 적격성심사에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을 인수하려고 페이퍼컴퍼니를 갑자기 세운 게 아니다"라며 "해외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뒤 실제 홍콩 소재 증권사도 사들인 바 있다"고 전했다.

소재지가 조세회피처라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금은 금융당국에서 출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론스타를 비롯한 국부유출 사례에서도 페이퍼컴퍼니가 이용됐던 만큼 눈여겨 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