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지역경제 활성화·민자 유치에 중점둬야"

2014-07-15 20:59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은 민자유치 계획에 대한 논의가 없다.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을 위해서는 고용, 생산성 등 해당 지역의 기초현황을 파악하고 지역 경제를 두루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정창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건설회관에서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민·관·학계 전문가들의 열띤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40여곳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해당 지역특성과 관련해 도시재생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병윤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은 개회사에서 "선도지역 13곳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세 감면, 각종 건축 규제 완화 등을 다양하게 모색 중"이라며 "아직 사업 모델이 많이 정립되지 못해 지역과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의 개념과 추진과제 △대도시 유형별 경제기반 도시재생 전략 △중소도시 지역특성에 따른 경제기반 재생전략 △향후 도시재생 정책 및 사업 추진계획 등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정창무 교수는 "많은 지자체들이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물리적 정비계획을 제안서로 제출하고 있다"며 "민·관파트너십, 인적자원 등에 대한 분석은 전무한 상황으로 예산도 기반시설 정비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기존 구시가지의 상권이 죽는 등의 제로섬 게임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영국과 일본, 미국처럼 사업 완료 후 고용, 주택, 소득, 지역생산 등에 대한 계량적 목표가 설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진 한국토지주택연구원 박사도 이 같은 도시재생사업의 추진 방향에 동의하며 콘트롤타워의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기존 산업기능의 업종전환과 새로운 경제기능 도입 등을 통한 고용기반을 창출하고 해당 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국가와 해당 지역의 정책과 밀접하고,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대상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민간 시행사업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생사업의 4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우선 노후산단과 주변 배후지역을 연계한 형태는 향후 산단 내 공장 가동률 등이 떨어졌을 경우 고려해볼 만 하다는 주장이다. 행복주택 등 주요 정책 과제를 결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노후항만과 주변 배후지역, 이전적지개발 및 역세권개발 연계형 등의 유형도 소개했다.

김 박사는 "개발 권역은 나누되 원도심의 기능 상실을 막고 연계·발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의견조율을 할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출자사 간 의견일치를 끌어낼 콘트롤타워가 없어 실패한 사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참여한 강승일 코람코 자산신탁 박사는 "콘트롤타워가 아닌 사업주채의 부재라는 시각이 더 옳은 것 같다"며 "사업의 주인이 누구인지, 역할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장기에 걸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우 목원대학교 교수는 중소도시의 지역특성에 맞는 경제기반 재생전략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50만명 미만의 시급도시는 62곳으로, 전국 인구의 약 30%가 거주하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는 비수도권에 43개로 수도권(19개사)에 비해 2배 이상 분포돼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이들 지역에 제조업을 유치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 1차 산업 중심으로 특화돼 있어 지역별 여건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중소도시의 산업 특화 정도를 분석해 발전시키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일 생활권으로 접어든 만큼 외부 기회요소를 활용하거나 재정여력 한계로 자체사업이 불가능할 경우 중앙부처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도시차원에서의 비전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설명회를 통해 의견수렴과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재생계획을 수립하고, 2016년부터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형 도시재생과 사무관은 "근린재생과 차별화된 한국형 경제기반형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의 목표"라며 "2016년부터 매년 약 35개 사업에 신규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주택기금을 도시재생사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주택도시기금으로 전환(지난 4월 정우택의원 발의)하고, 도시재생사업만을 위한 도시계정을 기금 내 설치해 금융지원을 할 것"이라며 "연내 법 재정을 거쳐 내년 6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도시재생 지역을 대상으로 용도지역·건폐율·용적률 등을 필요시 합리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입지규제최소지구' 도입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