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융당국 애널 줄징계 뚜렷한 잣대 필요해
2014-07-13 06:00
문제는 증권사가 컴플라이언스 규정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바람에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간 소통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H증권을 보면 애널리스트가 업무로 전화를 할 때에는 회사 전화만 이용해야 한다. 통화기록도 모두 녹음된다. 이처럼 말 한마디 하기가 어려워지자 아예 언론에 코멘트를 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뚜렷한 잣대 없이 징계에 나선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애널리스트를 처벌하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어도 "업무상 밝히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증권사는 아예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애널리스트를 꽁꽁 묶어버렸다.
물론 규제에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애널리스트가 미공개정보를 악용했다면 아무리 관행이었더라도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간 담합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알려야 하는 애널리스트 역할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은 먼저 미공개정보 이용자를 처벌하는 뚜렷한 잣대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업계가 혼란스럽지 않고, 투자자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