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개방 앞두고 마지막 공청회 열린다"
2014-07-07 09:30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마지막 공청회가 열린다.
오는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청회는 쌀 시장 개방 찬반론자들이 마지막으로 맞서는 자리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우선 쌀 관세화 유예를 시기를 놓고 맞선다.
쌀 개방론자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밝힌다.
동일한 조건에서 재연장 협상을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필리핀 협상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WTO로부터 최근 2017년까지 쌀 관세화 의무를 5년간 한시적으로 면제받는 대신 쌀 의무수입물량을 종전의 2.3배로 늘리는 등 추가 양보를 했다.
쌀 관세화 유예는 1995년 농업협정에 따른 것으로 새로운 농업협상인 DDA와는 관계가 없는 데다, 20년에 걸쳐 두 차례나 유예된 만큼 현행 농업협정에 의해 내년에 종료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쌀 관세화를 유예하면서 MMA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이는 주요국에 의사를 타진하고 전문가들이 검토해본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론자는 유예 재연장 협상을 통해 쌀 의무수입물량(MMA)을 현 수준인 40만9000t에서 묶어 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루과이라운드(UR)의 1995년 농업협정부속서 5의 관세화 유예(특별대우) 규정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정이 아직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연장 협상이 가능하고 MMA도 현 수준에서 동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부속서에 재연장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정부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세율에 대한 공방도 펼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시장 개방 시 300∼500%의 관세율, 일부 전문가는 400%대의 관세율을 점치고 있다.
관세율은 UR 농업협정문 부속서를 근거로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이를 국제가격으로 나누는 공식 '(국내가격-국제수입가격)/국제수입가격×100%'를 이용해 구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50∼500% 사이에서 관세율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400% 초ㆍ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주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관세율을 높게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400% 이상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제가격 기준을 중국 대신 일본의 수입가격을 쓰면 관세율은 350%대까지 떨어진다.
미국은 가장 불리한 기준을 적용해 관세율 200%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가격과 국내가격 기준에 따라 관세율이 크게 달라지고 대만도 관세율 결정에 4년6개월이라는 긴 협상을 벌인 전례가 있는 만큼 치밀하고 충분한 대비가 없으면 고율의 관세를 관철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쌀 개방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농민단체도 맞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을 중심으로 농민단체들이 쌀개방 놓고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다.
관세화에 반대하는 전농은 정부의 협상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현상유지나 관세화 유예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농은 높은 관세를 적용해 시장을 개방해도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른 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서둘러 협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농연은 쌀 소비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의무수입물량(MMA)이 더 늘어나면 감당할 수 없는 만큼 관세화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특히 한농연은 FTA와 TPP 협상에서 쌀에 대한 관세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고율관세 설정과 기존 의무수입물량에 대한 다양한 권리 확보, 농업정책금리 1%대 인하, 쌀 부정유통 방지책 마련, 겨울논 이모작직불제 단가 인상, 쌀 인프라 지원확대(RPC) 등 쌀산업 발전대책도 제시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