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저임금 인상폭 ‘완급조절’...12개도시 평균 14% 상승
2014-06-30 15:48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내수시장 확대와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해마다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높여온 중국정부가 올해는 인상폭을 다소 줄이는 ‘완급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12개 성(省)급 도시에서 임금 기준을 조정한 가운데 최저임금이 평균 14%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인상폭으로 2011년 24개 성이 22.0%, 2012년 25개 성이 20.2%, 지난해 27개 성이 평균 17.0%씩 최저임금을 인상한 것과 비교해 훨씬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을 인상한 12개 지방도시는 충칭(重慶), 산시(陝西), 선전(深圳), 산둥(山東),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산시(山西), 간쑤(甘肅), 칭하이(靑海), 윈난(雲南), 쓰촨(四川) 등이다.
이들 지역이 최저임금 인상폭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지역 경제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로 판단된다. 특히 인건비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의 ‘최저임금표준규정’에 따르면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폭 조정 간격은 2년이지만 실제 추진 과정 중 인상폭 조정 시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폭 조정간격은 지난 1995~2004년 평균 1.79년에서 2005~2010년 평균 1.75년, 2010~2014년 평균 1.20년으로 단축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쑤하이난(蘇海南) 중국 노동학회 부회장 겸 임금전문위원회(薪酬專業委員會)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성장과 물가, 역사적인 보상 차원 등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인상이 중단된 바 있다"며 "최근 몇 년간 각 지역 정부가 추진한 인상폭 조정은 횟수가 잦고 그 폭이 다소 큰 편이다"고 지적했다.
쑤 회장은 “최저임금 상승에는 반드시 경제적 효율성의 제고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GDP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폭은 앞서 2년간의 인상폭과 비교했을 때 하향조정 돼야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인상폭을 늦게 조정하면 노동자의 기초생활수준을 보장할 수 없고, 반대로 빠른 속도로 조정하면 노동자들의 실업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성장 둔화 속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