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전쟁 "현대오일뱅크·SK에너지·삼성토탈 웃었다"

2014-06-23 14:30
1부시장 현대오일뱅크·SK에너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공장 전경.[사진=현대오일뱅크]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에서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삼성토탈이 승자가 됐다.

23일 농협과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3차년도 공급입찰 결과 1부 시장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를 각각 1순위와 2순위로 선정했다. 앞서 20일 선정된 2부 시장에서는 삼성토탈이 최종 공급사로 결정됐다.

알뜰주유소 사업은 1·2부 시장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1부 시장은 자영 알뜰주유소 433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160개, 농협 알뜰주유소 469개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며, 2부 시장은 석유공사에 직접 휘발유와 경유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게 된다.

향후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는 농협, 석유공사와 협상을 통해 중부권(서울·경기·강원·충청지역)과 남부권(경상·전라지역)으로 나눠 공급업체로 선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는 3년 연속, SK에너지는 처음으로 알뜰주유소 공급사의 지위를 갖게 됐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협상 우선권으로 현재와 같이 중부권에 계속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3차년도 입찰에는 GS칼텍스, 에쓰오일을 포함한 정유 4개사가 모두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마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알뜰주유소 공급에 이처럼 정유 4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내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최종 낙찰자가 될 경우 오는 8월부터 1년간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등유 약 12억ℓ를 공급하게 된다. 현재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총 1062개로 전체 주유소 시장의 1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알뜰주유소 1부 시장 공급사로 결정되면서 정유사 간 내수시장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토탈은 지난 20일 발표된 알뜰주유소 2부 시장 사업자 선정에서 2년 연속 유류 공급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휘발유만을 공급했던 삼성토탈은 올해 휘발유는 물론 경유까지 두 유종을 함께 공급하게 됐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 따라 삼성토탈은 올해 알뜰주유소에 매달 10만 배럴씩 연간 총 240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수의계약을 통해 2012년 7월부터 삼성토탈로부터 휘발유를 납품받았지만,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이 불거지면서 2부 시장을 경쟁입찰로 전환했다. 이에 올해 2부 시장 입찰에는 삼성토탈을 포함해 정유사, 수입사 등 모두 5개사가 참여했다.

삼성토탈은 자체 주유소 망 대신 알뜰주유소를 통해 휘발유와 경유 공급권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사실상 제5의 정유사로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