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앞둔 여야 프레임 전쟁 시작
2014-06-16 15:44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미니 총선’으로 격상된 7·30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의 프레임 새판짜기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선거 때마다 ‘안정론 대 심판론’으로 맞붙은 여야는 16일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와대 인사시스템 등을 놓고 대충돌했다.
이 같은 프레임 전쟁에는 상대방을 자신들이 의도한 구도의 덫에 걸리게 할 경우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의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국가개조론’ 띄우기에 나섰다. 이는 범야권을 ‘정쟁 프레임’에 골몰된 세력으로 규정, 중도 외연 확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6월 임시국회 초반부터 한층 강화된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워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정치연합이 6월 국회 최우선 과제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꼽은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눈여겨볼 대목은 재·보선 특성상 중앙정부 이슈가 선거판을 휩쓸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역시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난 만큼 중앙정부 이슈가 구도 싸움의 승자를 결정했지만, 재·보선은 보다 강력한 중앙정치 아젠다가 작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7·30 재·보선 프레임 전쟁과 관련해 “여야가 박근혜 정부의 인사문제 등 지방 이슈가 아닌 중앙 이슈를 놓고 격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세월호 심판론과 더불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등 박근혜 정부 시즌2를 위한 내각 개편이 최대 이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밀리면 죽는다’라는 기류 속에서 국가개조론을 고리로 한 민생 국회 프레임을 전면에 내걸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방선거 이후 중도 확장론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새정치연합은 ‘반 박근혜’ 프레임을 고리로 강력한 노선투쟁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야 모두 적잖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여당의 민생 프레임은 청와대 선긋기를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민심 이반을, 범야권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한 야당의 반대 프레임은 중도층 이탈을 각각 촉발할 수 있다. 재·보선을 둘러싼 여야의 지략 대결이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