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제2의 노무현’ 김부겸, 차기 야권 대선주자에 합류하나
2014-06-09 09:5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아름다운 패배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4일 치러진 6·4 대구시장 선거에서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지난 2012년 총선(대구 수성갑)에 이어 두 번째 패배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총선 당시에도 선거 패배 직후 수도권으로 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그는 여권 텃밭인 대구를 지켰다.
그리고는 또다시 야권 인사들에게 금기의 벽으로 통하는 TK(대구·경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의원 앞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식어인 ‘바보’가 붙는다.
경기 군포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그는 연거푸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외쳤다. 결과는 40.3%로 낙선. 새누리당 권영진 당선자는 55.6%를 얻었다.
김 전 의원은 낙선 직후 “대구라는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결과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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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선 김 전 의원의 행보를 놓고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끊임없이 부산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노 전 대통령. 그를 지지하던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하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구성했다. 노 전 대통령이 민주개혁진영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다.
김 전 의원이 차기 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역주의가 가장 견고한 대구에서 기록한 40%대의 득표율. 중앙당 선거운동을 거절한 ‘김부겸식’ 정치실험.
선거운동 당시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건 유연성. ‘대통령은 박근혜, 대구시장은 김부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등 외연 확장의 가능성 등이 김부겸 대안론에 힘을 싣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9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안타까운 후보”라며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입지를 다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 전 의원의 정치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