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지역 발로뛴다-6] 용산개발 재개 무산된 서부이촌동 가보니

2014-06-08 13:34
서울시, 2단계 종상향 통해 재건축 수익성 재고 추진..."분리 개발 불씨는 살아있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의 희박해져 인근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6·4 지방 선거 이후 용산역세권 개발 재개는 무산됐다. 뚜렷한 호재가 나타나기 전까지 부동산시장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용산개발이 언젠가는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서부이촌동 S공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정몽준 후보가 공약했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재개는 일단 무산됐다. 하지만 박 시장도 코레일의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분리한 개발에 대해서는 여지를 두고 있어 개발의 불씨는 언제든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박 시장이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타격을 입게된 서부이촌동을 종상향을 통해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실현 여부에 따라 용산이 한강변 초고층 개발 여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0.53%를 기록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했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무산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서부이촌동 B공인 대표는 "종종 걸려오던 투자자들의 문의전화마저 끊길 지경"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주민들 못지 않게 용산개발 재추진을 희망하는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기대가 완전히 꺾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의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따로 개발하는 분리개발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다만 철도정비창 부지의 경우 코레일과 용산역세권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간 철도정비창 부지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개발을 재개하긴 힘든 상황이다. 코레일과 드림허브는 토지대금 1조2200억원을 반납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결국 서울시는 서부이촌동부터 개발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시는 서부이촌동의 용도를 2단계 상향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 초고층 개발이 가능토록 길을 터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법적 상한용적률 250%)인 서부이촌동을 준주거지역(법적 상한용적률 400%)으로 상향해주는 것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 상태에서 개발을 할 경우 수익성이 담보가 안돼 주민들이 재건축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2단계 종상향을 통한 재건축은 전례가 없어 특혜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여의도에서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2단계 종상향을 통해 70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을 추진했으나 40%에 달하는 기부채납률에 주민들이 반발, 무산됐었다.  

이와 관련 시는 이달부터 서부이촌동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블록별로 주민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용산의 입지는 최근 분양한 대우건설의 '용산 푸르지오 써밋' 청약 결과 등에서 확인됐다. '용산 푸르지오 써밋' 오피스텔은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평균 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상복합도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1대 1 맞춤 분양 홍보를 한 결과 1.46대 1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청약 시기가 용산개발 공약과 맞물린 영향도 있지만 단지 자체의 경쟁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래미안 용산도 마찬가지로 강북의 부촌이라 불리는 용산에서 특정 수요자들을 공략하는 만큼 실패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