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못 들어갑니다"… 해경, 침몰 보면서 어처구니 없는 대응

2014-05-19 07:49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못 들어갑니다. 너무 경사가 심합니다."

지난달 16일 오전 9시30분 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경비정과 지휘부간 어처구니 없는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해경은 점차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는 배 안에 수 백명의 탑승객이 있는 걸 알고서도, 선체 진입시도를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 해경 경비정이 지휘부와 나눈 교신 내용이 사고 한 달을 넘긴 18일 처음 공개됐다.

세월호에 접근한 해경 123정은 오전 9시44분 승객 대피를 유도하겠다고 보고한다. 그렇지만 실제 123정은 보고와 달리 세월호에 들어가지 않았다.

경비정 뱃머리를 조타실 쪽에 대고 선장과 선박직 선원만을 구해냈다. 이후 오전 9시48분 재차 한 차례의 교신이 이어진다.

기울어진 선박의 경사가 너무 심하고, 곧 침몰할 것이란 내용이다.

"승객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답니다. 122구조대가 와서 빨리 구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3분 뒤 해경은 교신을 계속했다. 이미 해경은 승객 수 백명이 배 안에 있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선체 진입시도는 결국 못했다.

오전 9시55분 해경 123정은 목포 해경서장에게 '승선 불가'라는 답변을 보냈고, 목포서장은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고함치거나 마이크로 뛰어내리라고 하면 안 되냐"고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이처럼 해경이 30분 가량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동안 상황은 더욱 긴박해져 세월호 참사가 예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