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면)‘미디어 혁명’ 꿈꾸는 구글 크롬캐스트, 스마트 TV로 가는 ‘지름길’
2014-05-16 15:15
공중파 콘텐츠 우회 시청 논란도 제기
크롬캐스트의 핵심은 PC나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시청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지상파와 케이블에 한정된 TV에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더함으로서 사실상 ‘스마트TV’를 가능케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 디비이스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임의로 TV로 송출하면서 콘텐츠 저작권과 우회 시청 논란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크롬캐스트가 ‘미디어 혁명’을 앞당기는 스트리밍 디바이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온라인 콘텐츠의 저작권 및 송출 플랫폼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시대 걸맞은 콘텐츠 시청 환경 조성
크롬캐스트는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다. USB 형태의 디바이스를 HDMI 포트가 있는 TV에 연결하기만 하면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들을 TV에서도 공유하게 된다.
실행 방법도 간단하다.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콘텐츠 앱을 실행한 후 영상을 재생하면 캐스트 버튼 클릭만으로 곧바로 TV로 해당 콘텐츠가 전송된다. 스마트폰과 크롬캐스트만 있으면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만 제공되던 거실 TV에 유튜브나 인터넷 방송 등의 온라인 콘텐츠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기존의 TV 콘텐츠가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반해, 온라인 콘텐츠의 상당수가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 시간 제약이 없다는 점은 감안하면 크롬캐스트의 활용폭은 더욱 커진다.
일각에서는 방송 콘텐츠 시청 비중이 TV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 TV를 활용하는 크롬캐스트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아울러 ‘이동중에는 스마트폰, 집에서는 TV’라는 도식까지 감안하면 그 둘의 장점을 융합시키는 크롬캐스트의 등장은 ‘미디어 혁명’이라는 평가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다.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4만9900원이라는 가격 역시 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5만원 한 장을 내고 100원을 거슬러받는 금액으로 ‘수동적’인 자신의 낡은 TV를 ‘능동적’인 스마트TV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부분은 분명 매력적이다. 2만원 이상을 매달 납부해야하는 케이블 시청료를 생각한다면 크롬캐스트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돋보인다.
◆콘텐츠 우회 논란 극복이 최대 관건
‘미디어 혁명’이라는 호평까지 받으며 화제를 낳고 있는 크롬캐스트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것이 콘텐츠 우회 시청 논란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크롬캐스트를 사용하면 PC와 스마트 디바이스에 제공되는 모든 온라인 콘텐츠를 곧바로 TV로 시청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을 통해서만 콘텐츠를 공급하던 사업자들에게는 자사의 영향력으로 TV까지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특정 사업자가 자사의 콘텐츠를 TV와 온라인을 구별할 경우 문제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온라인과 TV라는 구분된 경계가 크롬캐스트를 통해 일방적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롬캐스트 국내 콘텐츠 파트너인 CJ헬로비전의 ‘티빙’의 경우 지상파 방송들이 PC와 스마트 디바이스 채널로만 공급했던 콘텐츠를 크롬캐스트를 통해 임의로 TV로 송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지상파 사업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CJ헬로비전은 크롬캐스트 계약과 지상파 방송 계약은 별개의 것으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 관련 법규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TV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크롬캐스트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공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진 이상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 환경 조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