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퇴직관료, 산하 기관장으로 최대 15억원 받았다

2014-05-06 10:0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소위 '모피아(옛 재무관료 출신)'들이 공공기관장을 맡아 3년간 최대 15억 원의 보수를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은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관련 공기업이 가장 높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산하 기업이 많아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후 내려갈 수 있는 폭이 넓었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304개 공공기관장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기관장은 기업은행장으로 15억3500만 원에 달했다. 뒤이어 수출입은행장이 15억900만 원, 산업은행장이 14억6500만 원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은 최근 3년간 4억7800만 원이었다. 3년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관장 임기다. 이를 감안하면 위 3개 기관장들의 임금은 평균의 3배 이상 높다. 이들 기관에는 전통적으로 금융위나 기재부 출신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가곤 했다.

'모피아'들이 주로 낙하산을 펼치는 금융위나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연봉은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도 두드러졌다.

기재부 산하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은 평균 3억8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기재부의 산하기관은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조폐공사 등 3개에 불과하다.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은 12개로 인원에 비해 기관 수가 많은 데다 기관장 평균 연봉도 3억6200만 원에 달했다.

산업부와 미래부의 경우 산하 공공기관만 각각 39개에 달해 낙하산으로 내려올 수 있는 폭이 가장 넓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평균 연봉도 1억8500만 원으로 전체 평균액을 상회한다. 이른바 '산피아'라 부르는 산업부 퇴직 공무원들이 주로 내려가는 이들 산하 기관에는 지난해 연봉이 3억500만 원인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서부발전 등 2억 원 이상인 기관만 14곳에 달한다.

연구원이 중심인 미래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6800만 원이다.

'건설 마피아'로 불리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도 23개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3억3200만 원)와 인천국제공항(3억800만 원), 토지주택공사(2억3300만 원) 등 8곳의 기관장 연봉이 2억 원을 넘었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14개의 기관장 평균은 1억7100만 원이었다. 연봉 2억 원을 넘는 기관은 인천항만공사(3억800만 원), 해양환경관리공단(2억6100만 원), 부산항만공사(2억1400만 원) 등 3곳이다. 

정부는 금융ㆍ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 등 분야 기관장의 성과급 상한을 낮추는 방식으로 올해부터 보수를 대폭 낮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