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슬픔 속 전남지역 로타리클럽 음주에 핫팬츠 백댄서 춤까지

2014-04-29 15:06

국제로타리클럽 3610지구가 세월호 침몰 사고 나흘째인 지난 19일 장흥실내체육관에서 제19년차 지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로타리클럽 홈페이지 캡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 국민의 시선이 '세월호 참사'에 쏠려있는 사이 봉사단체인 전남지역 로타리클럽이 음주에 이벤트성 행사를 벌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29일 국제로타리클럽 3610지구에 따르면 이 단체는 세월호 침몰 사고 나흘째인 지난 19일 장흥실내체육관에서 제19년차 지구대회를 개최했다. 장흥은 사고 지역인 진도와 가까운 곳이다.

로타리클럽 3610지구는 여수, 순천, 광양, 장흥을 비롯한 전남지역 13개 시군의 80여개 클럽 3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날은 전 국민들이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다리던 상황으로 기업을 비롯한 각종 단체들이 행사를 취소하는 등 자중·자숙 모드에 들어간 시점이다.

이 단체도 이날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클럽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주최 측도 초청 가수와 각 클럽 장기자랑은 취소하는 등 행사를 대폭 축소해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클럽은 야외에 마련된 천막에서 준비해 간 음식에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경품 추첨행사에서는 이벤트사 백댄서들이 핫팬츠를 입고 춤판까지 벌이기까지 했다.

비록 회원들의 거센 항의에 백댄서의 춤판은 곧 바로 중단되긴 했지만 가까운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기적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공무원이 아닌 민간단체의 행사를 두고 자중을 강요하거나 의무화 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봉사단체의 이 같은 행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이성현 3610총재는 "두 달 전부터 이벤트사와 계약을 하고 무대까지 설치한 상황이라 행사를 취소할 수 없어 가수초청도 취소하는 등 대폭 축소해 행사를 진행했다"며 "행사에 앞서 묵념하고 세월호 침몰사고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 최대한 경건하게 치르기로 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댄서 논란에 대해서는 "이벤트 사회자가 행운권 추첨 과정에서 '백댄서가 많은 준비를 하고 왔는데 잠깐 시범을 보이겠다'며 갑작스레 춤을 췄다"며 "이 역시 바로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