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병원 내진보강 발주 '0'…정부 내진보강계획 유명무실
2014-04-14 17:40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정부가 지난 2011년부터 5개년 단위로 내진보강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3년간 병원 건물에 대한 내진보강 발주가 0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건축물·공항시설·도로시설·학교 등에 대한 내진보강도 당초 계획 대비 5분의 1 수준에 그쳐 유명무실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및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회장 김용훈)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11년 세운 내진보강기본계획은 2011~2013년 3년간 총 1996곳의 건축·시설물에 대해 1조1831억3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내진보강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실제로 발주된 내진보강 사업은 19.9%인 399곳, 2583억1700만원에 불과했다. 금액으로 따져도 계획 대비 실제 집행된 사업비는 21.8%에 그쳤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3년간 1147개동에 대해 8460억원을 투입키로 했으나 실제로는 265억원을 투입해 시행율이 3.1%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3년간 내진보강 시행현황을 보면 병원시설은 0건에 그쳐 지진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말 기준 15만1233동의 공공건축물 중 내진설계 대상은 5만1903동으로 83.7%(4만3437동)는 내진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시설물 총 145곳 중 내진적용 95곳, 내진양호 36곳 및 내진보강완료 6곳으로 내진적용률은 94.5%에 해당하며 8곳의 시설물은 내진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시설의 경우 총 3만2744개소 중 40.44%(1만3243개소), 학교시설은 내진설계 대상 총 1만8329동 중 86.81%(1만5912동), 병원시설은 총 2334개소 중 19.06%(445개소)의 내진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물협회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지진으로 인한 인명과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충남 태안 서해해안 부근에서 지진관측사상 4번째로 큰 규모인 5.1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약진이기는 하지만 연평균 50차례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최대 6.5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