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맨' 홍영만 캠코 사장, '편지 소통'화제
2014-04-06 08: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홍영만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사진)의 별명은 '영맨'이다. 흔히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라고 하면 연상되는 권위적인 모습과 달라서다. 홍 사장의 소탈한 모습에 그의 영문 이름 'Young Man'을 따와 직원들이 영맨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영맨의 주요 일정 중 하나는 직원들에게 편지 쓰기다. 당장 올해 말 부산이전을 앞둔데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대책과 관련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직원들과 정을 나누는 시간만큼은 비워둔다.
물론 이 편지는 이메일로 전달된다. 그러나 한 자, 한 자 정성껏 쓴다. 딱딱한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디자인도 넣어 '예쁘게' 만들어 보낸다.
홍 사장은 "적나라하게 인사에 불만을 나타낸 직원도 있지만 대부분 경영에 지침이 될만한 내용이 많다"며 "예를 들어 민원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차용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여직원, 신입직원, 4·5급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소소한 요구사항을 경영진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에 그 내용을 임원회의 때 가감없이 전달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홍 사장이 뭔가 개선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
후배들의 인사 및 응원 메시지도 영상으로 제작했다. 200명의 직원이 강당을 가득 메웠고, 반응은 뜨거웠다. 캠코 설립 이래 가장 성대한 퇴임식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홍 사장은 "그날이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라 퇴임한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퇴임 직원들이) 굉장히 고마워해 아직도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수요일 저녁 불시에 '감찰'도 나갔다. 혹시라도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이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홍 사장은 "수요일 오후 6시 10분에 사내를 돌았는데 여전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아 퇴근을 종용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불시에 한 번 더 돌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에 갓 입사한 한 신입사원도 홍 사장을 '영맨'이라고 불렀다. 그는 "공기업 CEO라고 하면 권위를 세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말단 직원의 의견도 경청하는 홍 사장의 모습은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며 "사장님의 별명, 영맨처럼 젊은 조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