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에어버스의 심장을 가다…프랑스ㆍ본사 독일 제작공장 탐방기
2014-03-30 13:06
아시아나항공, A350 아시아지역 항공사 중 두 번째로 많은 30대 주문
[함부르크(독일)ㆍ툴루즈(프랑스)=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AIRBUS Campus1'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에어버스의 본사와 제작공장은 각 지역을 캠퍼스 뒤에 숫자를 붙여 구분했다.
수원에 있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캠퍼스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전자제품도 아닌 초대형 항공기를 제작하는 툴루즈의 에어버스 제작공장은 '캠퍼스'라는 말 그대로 대학교라 생각하고 돌아다녀도 아무런 의심이 가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지난 26~27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방문했던 독일 함부르크와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에어버스의 제조공장과 본사는 4월을 목전에 둔 유럽의 깨끗한 하늘만큼이나 깔끔했다.
◆ A380 도색 및 부품 조립공장, 에어버스 독일
이 중 1만5000여명이 근무하는 함부르크 공장은 세계 최대크기 여객기인 A380의 도색과 전·후방 동체의 부품 조립을 비롯해 A320패밀리의 프로그램 매니지먼트가 이뤄지는 에어버스의 전략기지다.
공장을 찾았던 26일 오전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첫번째 A380 기종이 2만2365㎡의 도장공장에서 막 도색작업을 끝낸 참이었다.
도장공장에 이어 방문한 A380 주요부품 조립라인에서는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차분하고 조용했다.
그러나 폭 7.14m에 달하는 전방 동체 부분이 작업을 위해 천장에 메달려 작업장 중앙으로 이동하자 견학 중이던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새어나왔다.
격납고 천장에는 각 동체 부문이 자유롭게 작업이 가능하도록 동체 부분을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한 '지그(jig)'라 불리는 컨베어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길이 228m, 폭 120m의 격납고에서는 전후방 동체 구조 조립과 시스템 설치 작업이 이뤄진다고 에어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뒤이어 찾았던 에어버스의 차세대 전략기종, A350 XWB의 동체 제작공장은 아직 첫 상용항공기의 인도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촬영이 금지됐다.
특수 소재인 탄소복합체가 역대 민간 여객기 최대인 53%의 비율이 들어가는 A350의 동체 내부는 은색의 합금 소재가 아니라 까만 색의 특수 소재로 둘러싸여 있었다.
플로리안 사이델 에어버스 독일 본사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A350은 동체 전체를 한번에 이어 만들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전성이 더 높다"며 "고도의 기술력이 없이는 이런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이델 책임자에 따르면 경쟁사인 보잉은 한번에 이어 만들지 않고 부분 부분 만들어 이어 붙이는 작업방식으로 탄소복합체를 적용하고 있다.
그는 "향후 에어버스의 차기 기종은 탄소복합체 같은 첨단 소재 적용 비율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380은 대한항공 10대, 아시아나항공 8대를 비롯해 현재 전 세계 20개 고객사로부터 총 324대의 확정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 에어버스의 '헤드쿼터', 프랑스 툴루즈
에어버스의 '헤드오피스'인 본사와 A380 최종조립 라인 등이 있는 프랑스 툴루즈를 찾은 27일에는 A350의 제작공정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단과 대학 같은 평범한 입구를 지나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2200㎥의 거대한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장에 설치된 태양열을 동력으로 하는 A350 제작공장에서는 첫 번째 고객사인 카타르 항공에 인도될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A350이 제작 중이었다.
앞선 다섯 A350은 현재 에어버스에서 시험 비행 등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높이에 따라 레벨1과 2로 나뉘는 제작단계에서는 각각 날개 및 동체 접합작업과 렌딩기어 설치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이크 바스오 A350 마케팅 담당 총괄이사는 전자파와 연료소비, 외부 공기압력 등 세 가지를 제외한 모든 테스트가 공장 내부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공장은 항공기의 각 제작 부분별 구역으로 나뉘는데, 엔진을 만드는 20구역, 승객 좌석을 제작하는 30구역, 날개 접합이 이뤄지는 40구역, 동체를 접합하는 50구역 등으로 구성된다.
바스오 총괄이사는 A350 한대가 만들어지는데 약 11주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툴루즈에는 고객사들이 에어버스의 항공기 모델 내부를 미리 관람할 수 있는 '목업(Mock Up) 센터'와 고객사 전용 식당 등도 갖춰져 있다.
알리제 제닐로드 에어버스 동아시아·일본 미디어 담당자는 "거의 매일 전 세계 고객사들과 언론들이 이 곳을 찾는다"며 "에어버스는 이곳을 방문한 이들이 최대한 만족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실제로 툴루즈 현지에서 미슐랭 쓰리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을 운영중인 쉐프를 직접 데려와 방문객 전용 식당을 운영 중이다.
보잉이 장악하고 있던 세계 항공기시장에서 40년만에 보잉과 대등한 수준의 점유율로 끌어올린 에어버스의 저력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에어버스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주문한 30대를 비롯해 현재 전세계 40개 고객사로 부터 총824대의 A350 확정주문을 받아 놨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이 주문한 30대는 아시아 지역 항공사에서 일본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1967년 프랑스, 독일, 영국 사이에 정부의 이니셔티브로 시작된 에어버스는 지난 1월 에어버스그룹으로 통합·상장돼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11%로 공동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영국을 비롯한 나머지 유럽 국가들과 소액주주들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