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은 '크리스마스'…중국은 '마오쩌둥 열풍'
2013-12-25 14:0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26일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중국 대륙에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부터 마오쩌둥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마오쩌둥의 4대 역사공적이라는 글을 발표해 △‘신중국’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선진적 당’ 공산당 창당, △'인민의 군대' 인민해방군 창설, △‘과학적 이론’ 마오쩌둥 사상을 창시한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마오쩌둥을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혁명가ㆍ전략가ㆍ이론가로 칭하며 자신의 일생을 중국 혁명건설 사업에 몸바쳤다고 높이 평가했다.
런민르바오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24일 '마오쩌둥 부정은 소수인의 유치한 망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의 역사적 과오만 들춰내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을 부정하는 것은 유치한 망상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마오쩌둥은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이 천지개벽의 대혁명을 실현하도록 이끌었고 그가 국가에 가져다 준 변화는 수세기 이래 가장 깊은 것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 국영 중앙(CC)TV와 후난위성TV는 25일부터 마오쩌둥의 일생을 담은 50부작 드라마 '마오쩌둥'을 황금시간대에 방영한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촬영에 돌입한 드라마 마오쩌둥은 출연자만 960여명, 드라마 배경으로만 2000여곳 장소가 등장하는 등 중국 사상 최고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마오쩌둥의 손자 마오신위(毛新宇)가 직접 드라마 제작 고문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마오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방에 크리스마스가 있다면 중국엔 마오절이 있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시차를 고려하면 예수탄신일(12월 25일)과 마오탄신일(12월 26일)이 같은 날이라는 이론에서 비롯된 이말은 서방의 구세주인 예수와 마오를 동일시하는 중국인의 생각이 담겨있다. 심지어 마오쩌둥과 성탄절의 합성어인 ‘마오탄(毛誕)’, 마오마스(Mao-mas)라는 말도 온라인 곳곳서 눈에 띤다.
한편 환추스바오가 최근 중국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1.5%가 마오쩌둥을 존경한다고 답했다. 비판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겨우 6.9%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90.9%가 마오쩌둥이 여전히 중국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77.2%는 마오쩌둥의 가장 큰 과오로 문화대혁명 촉발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