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마오쩌둥 시대?' 6% 웃돌던 中성장률 전망, 3달 만에 4%대로 급락

2023-08-17 16:33
모건스탠리 4.5→4.2%, JP모건체이스 5.0→4.8%
중룽국제신탁 본사 앞서 시위...부동산발 쇼크 금융권 전이 본격화
전망대로라면 3년 연속 5% 미만 성장...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

중국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 위 양푸대교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4%대로 낮추고 있다. 부동산발 쇼크가 금융권까지 번지면서 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 미만 성장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수출 부진을 비롯해 부동산 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 급감, 지방정부 부채 문제로 촉발된 소비 둔화 등을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모건스탠리뿐만 아니다. 중국 7월 경제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IB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춰 잡았다.
 
JP모건체이스는 5.0→4.8%로, 일본 미즈호증권과 영국 바클레이스는 각각 5.5→5%, 4.9→4.5%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설정한 역대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5% 안팎’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B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의 이유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중룽국제신탁 고객 약 20명이 베이징 소재 중룽국제신탁 본사 앞에서 만기 상품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부동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금융권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업체 중즈 계열 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은 앞서 3500억 위안(약 64조원) 규모의 만기 도래 상품에 대한 상환을 연기했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IB들은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 힘입어 연달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대로 상향했다. JP 모건은 6.4%, 씨티은행은 6.1%,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도 6%로 예측했다. IB들이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2분기 초 6%대에서 3분기 4%대까지 불과 3달여 만에 2%포인트가량 낮춰 잡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지난해 3%대 부진한 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와 내년에도 전망대로 4%대 성장에 그친다면, 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 미만 성장"이라고 짚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통화·재정 부문의 추가적인 부양책으로 하반기 중국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탠다드차타드와 UBS 그룹은 이를 이유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4%, 5.2%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