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동양 부실 경고안해"

2013-11-12 16:22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동양그룹 계열사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감사인)들이 동양그룹 계열사에 감사의견 '적정'을 주며, 부실 가능성 경고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에 대해 회계감리를 진행 중이다. 감리 결과로 담당 회계법인 과실이 드러나면, 동양사태 책임론이 회계법인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 동양네트웍스,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등 5개사는 작년 감사보고서에서 모두 감사인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았다. 

회계법인은 기업 재무제표를 감사한 뒤 적정, 한정, 부정적, 의견거절로 나눠 회계정보 가치에 대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 적정의견은 '건전한 회사'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회계법인이 회사 회계정보를 평가하는 가장 양호한 등급이다.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주력계열 3개사는 한영회계법인이 회계를 맡았고, 동양네트웍스는 삼일회계법인, 동양레저는 삼정회계법인이 각각 감사를 맡았다.

이들 회계법인은 모두 동양그룹 계열사에 적정의견을 냈지만 특기사항을 기재한 곳도 있어 '경고강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기사항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계속 기업경영 활동이 불확실하다고 판단되면 강조사항을 기재하는 것이다. 

한영회계법인은 동양시멘트를 제외한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에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회계는 동양 감사보고서에서 "작년 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7971억원 가량 많고 금융원가가 영업이익을 393억원 정도 넘었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한영회계는 동양인터내셔널 감사보고서에서도 "회사의 당기순손실이 658억원, 누적결손금이 4172억원으로 총부채가 총자산을 1819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요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삼정회계는 동양레저 감사보고서에서 "누적결손으로 인해 총부채가 총 자산을 3233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일회계는 동양네트웍스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따로 기재하지 않고 감사의견 적정을 냈다. 

특히 삼일회계는 금감원으로부터 감리를 받고 있는 동양파이낸셜대부도 감사했다. 이 회사에 감사의견 적정을 냈고 계속사업 불확실성을 명시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10월 말부터 동양파이낸셜대부에 대해 동양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과 자금거래 내역이 재무제표에 제대로 기재됐는지 여부를 감리 중이다. 

동양그룹 '사금고' 역할을 해왔다고 지목되온 동양파이낸셜대부는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들에 대출을 해주며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은 점에서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그룹 계열사가 재무제표를 허위작성했거나 감사인들이 분식회계를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통상적인 분식회계 방법을 보면, 수치 자체를 고의로 왜곡시키는 데 동양그룹 계열사 재무제표에는 영업손실, 부채 등이 잘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동양파이낸셜대부는 감리가 진행 중인만큼 감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