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면주가 대리점주, ‘밀어내기’ 빚 독촉 못이겨 자살

2013-05-15 08:12
5000만원으로 사업시작 현재 1억원 빚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전통주 제조업체 배상면주가의 대리점주가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때문에 괴롭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오후 2시40분쯤 인천 부평동 배상면주가 부평지역 대리점 창고에서 점장 이모(44)씨가 휴대용 가스렌지에 연탄을 피워 놓고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리점 직원이 발견한 이씨의 사망 현장에서는 다 타들어간 연탄 2장과 함께 달력 4장의 뒷면에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이씨는 유서에서 “남양은 빙산의 일각. 현금 5000만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씨는 자살 직전 이같은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뒤 사진으로 찍어 동료 대리점주들에게 카카오톡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모 주류업체 영업사원 출신인 이씨는 2003년 권리금 5000만원에 부평대리점을 인수했으며 2006년에는 또다시 권리금 5000만원에 인천시 서구 대리점을 추가로 인수했다. 하지만 제품 판매부진으로 적자가 늘면서 집을 담보로 본사에 1억원 가량의 채무를 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이씨는 본사로부터 빚 독촉과 함께 물량 밀어내기 압박을 받고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배상면주가 측은 “밀어내기나 빚 독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