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제2의 싸이' 만들자…문화산업 지원 앞장

2012-10-29 16:56

아주경제 김부원·장슬기 기자= 금융권이 '제2의 싸이'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국내 문화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저력을 과시할 수 있도록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을 비롯해 일부 카드사들이 한류 경쟁력을 키울수 있도록 문화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한류콘텐츠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신개념 금융기법을 도입했다. 수출입은행이 도입한 금융기법은 크게 '흥행수수료부 금융' 'K-POP 분야 해외공연 금융'으로 구분된다.

흥행수수료부 금융은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하되 손익분기점을 초과하는 수익이 발생하면 해당 기업에 흥행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K-POP 분야 해외공연 금융은 공연제작자금을 제공해 신용도가 낮은 K-POP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흥행리스크도 보완해주는 신개념 금융서비스이다.

수출입은행이 2016년까지 문화콘텐츠 분야에 제공할 자금은 1조원으로, 글로벌 한류선도기업 10개사를 육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문화콘텐츠선도은행으로 발돋음 하기 위해 지난 1월 문화콘텐츠사업팀을 은행권 최초로 조직했다.

문화콘텐츠팀은 지원분야를 △영화 △방송 △게임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공연 및 음악 △디지털콘텐츠 등 6개로 구분해, 문화 산업계가 기존의 투자자 협찬 방식에서 벗어나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업은행 정성희 문화콘텐츠팀장은 "팀을 조직하기 전부터 '뿌리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더킹 투하츠' '수상한 가족' 등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 대출 지원을 해왔다"며 "올해부터 더욱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문화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직 문화산업계가 은행권 대출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해 재무제표, 신용평가 등과 관련한 금융교육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역시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제작 지원을 한 바 있으며, 하나은행도 지난 2008년 '하나 문화사랑 대출'을 출시해 현재까지 318억원가량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카드업계도 독특한 방식으로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카드로, 인디뮤지션을 지원하는 데 어떤 기업보다 적극적이다.

현대카드는 유망한 인디뮤지션을 선발해 1년에 4차례 분기별로 음반 제작을 지원해 주고 있다. 얼마 전에도 실력파 인디뮤지션 10팀이 참여한 컴필레이션 음반을 새로 발매했다.

삼성카드는 국내 가수 한 명씩을 선정해 '셀렉트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싸이 역시 글로벌 스타가 되기 전인 지난 8월 '셀렉트 공연'을 한 바 있다.

KB국민카드는 2년 연속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금융권의 문화산업 지원을 한류 육성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는 데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작은 도움이 모여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한류수출 파급효과 분석 및 금융지원 방안'에 따르면 우리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증가할 때 소비재 수출은 무려 412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