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부동산 운용 난항…중장기 경영전략 전면 재검토

2012-10-29 15:44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불황을 타개하려던 삼성생명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부동산 경기가 악회되면서 올해에만 360억원 이상을 손실충당금으로 쏟아 부은 삼성생명은 중장기 경영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동일 계열 내 복수 운용사 설립을 허용키로 하자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해왔다.

삼성생명은 당초 삼성자산운용의 부동산 부문을 분리해 보험업계 최초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 부문을 떼어내 보유 부동산에 대한 자산관리를 특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1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추진에 들어간 삼성생명은 10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금융위의 인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의 인허가 검토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사실상 연내 설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자산운용수익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를 통한 체계적 투자가 시급한 상태다.

지난 7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부동산 자산은 토지 2조3000여억원, 건물 3조2000여억원, 건설 중인 자산 1300여억원 등 총 5조7000여억원이다. 2012회계연도(FY2012) 7월까지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라 발생한 손실충당금은 365억원에 달한다.

이미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회복 둔화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삼성생명은 외부 경영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경영컨설팅 전문 업체 올리버와이만으로부터 상품, 영업, 마케팅, 고객서비스, 해외사업 등 전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진단을 받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내년 경영계획을 원활하게 집행하기 위해 올해 안에 컨설팅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손익과 성장성 등 경영 여건이 악화돼 ‘2020 비전’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전략 컨설팅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