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전세난 심화…수도권 확산 조짐

2012-10-19 08:53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가을철 이사행렬이 마무리 단계이지만 수도권 전세난은 4분기에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각각 55%와 53.3%를 기록했다.

전셋값은 오르지만 주택을 사려는 수요는 없고 전세를 재계약하려는 수요만 넘쳐 물건이 부족한 상태다.

이러한 현상은 강남권 재건축 이주가 큰 영향을 끼쳤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6600가구가 8~11월 이주에 나섰고, 서초구 잠원 대림아파트 637가구와 신반포(한신)1차 아파트 790가구 등도 연내 이주를 앞두는 등 대규모 이주가 진행 중이거나 임박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은 줄어 크게 늘어난 전세 수요를 받기가 어려워졌다.

부동산리서치전문기업 리얼투데이는 4분기(10~12월) 서울 입주 예정 아파트가 7205가구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 줄은 것이다.

작년 7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1400가구의 이주수요로 인근의 전세 시세가 20% 이상 급등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3개 아파트 단지의 이주 쏠림 현상은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가락시영아파트 이주 수요의 63%(4200가구)를 점하는 임차가구는 대부분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가까운 경기 하남시 또는 성남시 등으로 내려가는 상황이다.

잠실 아파트는 이미 작년말 수준으로 전셋값이 올랐고, 강남구 아파트는 호가가 뛰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강남권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4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강남권 전세난이 서울과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