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의무거주·전세금지' 강남보금자리에 웬 중개업소?

2012-09-27 07:35
첫 입주단지 상징적 의미 커… 위례신도시 택지 컨설팅 시행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지난 14일 첫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 A2블록.

무주택으로 살다가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 입주자들은 요즘 부지런히 이삿짐을 나르며 새 집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한데 이곳에는 익숙하지만 낯선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바로 단지내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다.

입주 단지에 중개업소가 입점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입주와 동시에 거래를 하거나 전세 물건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입주 특수’ 때문에 단지내 상가 1층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중개업소가 적어도 한 곳 이상은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상황이 다르다. 강남지구의 경우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주택을 공급한 곳이다. 투기 방지를 위해 강남지구 입주자는 입주일로부터 5년간 의무 거주해야 하며, 계약일로부터 8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집주인이 전세를 내놓는 행위도 원칙적으로는 금지된다. 거래를 알선한 중개업자도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보금자리주택이 입주한다고 해서 당장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단지내 상가에 입점해도 큰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무 이득도 없는 이곳에 중개업소가 벌써부터 들어선 것일까.

업계에서는 이 중개업소가 들어선 이유에 대해 비단 보금자리주택 때문은 아닐 것으로 봤다. 관리가 심해 불법 매매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첫 보금자리 입주단지여서 관심이 높고, 향후 위례신도시와 서초지구로 이어지는 개발축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서가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은 짧아도 5년 가량은 더 있어야 전매 물건이 나올 텐데 벌써부터 이것을 노리고 간 것은 아닐 것”이라며 “첫 보금자리주택 입주단지 내 중개업소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 중개업소에서는 강남지구 A2블록이 아닌 강남지구와 위례신도시 내 택지 컨설팅 및 분양권 예약 접수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강남구 수서동 A공인 관계자는 “솔직히 그 자리에 들어간다고 해서 거래가 더 잘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첫 보금자리 입주 단지다 보니 관심은 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