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첫 보금자리주택 입주… 서민 주거안정 길 텄다

2012-09-12 18:47
보금자리사업 첫 결실… 서울 전셋값으로 내집 마련<br/>자연환경 우수한 강남 생활권, 전매제한 8년 적용

첫 보금자리주택인 강남보금자리지구 A2블록이 오는 14일 집들이를 시작한다. 사진은 A2블록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 = 한국토지주택공사]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보금자리주택이 첫 결실을 맺게 됐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 A2블록으로, 오는 14일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된다.

보금자리주택은 그동안 민간 분양시장 침체 주범으로 몰리며 갖은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수도권 보금자리지구의 경우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아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과 가까운 강남지구는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큰 차질 없이 진행돼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이곳 입주자들 중 대부분은 평균 20년 이상 무주택으로 살다가 처음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라며 “작은 불편사항도 없도록 입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주하는 강남지구 A2블록은 총 912가구(전용 59~84㎡)로 구성됐다. 이중 490가구(54%)가 생애최초·노부모부양·다자녀가구 등 특별공급으로 이뤄졌다.

계약자 평균 연령은 49세로 40대가 46%(410명)를 차지했다. 거주지는 서울(742명)·경기(146명)·인천(13명) 등 순이다.

LH 관계자는 “뒤편 대모산이 위치해 강남지구 중에서도 자연환경이 우수한 편”이라며 “특히 이지송 사장이 직접 현장에서 수도꼭지와 타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며 공을 들였던 단지”라고 귀띔했다.

대모산과 이어지는 생태통로는 한국 고유 스타일로 꾸몄다. 20층 이하의 중층 이하 단지로 조성됐다. 동간 거리를 넓히고 조경공간을 대규모로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배치했다.

보육시설과 경로당에는 지열·태양열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가구에는 전기·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하고 방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월패드가 설치됐다.

단지 옆에는 세명초등학교가 입주와 동시에 개교할 예정이다. 인근 중학교도 내년 3월 문을 연다. 입주 초기 편의시설 부족 해결을 위해 단지내 상가 3~4곳이 함께 입점하고, 기존 마을버스가 노선을 연장해 A2블록 앞까지 운행한다.

A2블록 입주 예정자 김호진(43)씨는 “서울 서대문에서 아파트로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그곳 전셋값 수준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아직도 내집 마련 꿈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해 이 같은 주택이 더 많이 공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세곡동 일원에 위치한 강남지구(94만㎡)는 지난 2009년 5월 서울 서초·고양 원흥·하남 미사지구와 함께 시범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

교통편으로는 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과 분당선 복정역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용인고속도로와 분당~수서,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도 가깝다. 향후 KTX 복합역사 개통 등 개발 호재도 풍부한 편이다.

개발 콘셉트를 자연과 대화하는 숲 속 ‘Park City’(파크시티)로 정하고 7개의 공원 및 세곡천 친수공간 등을 설치했다. 도로와 조경공사 후 구역별로 아파트를 짓는 새로운 택지개발 방색을 택했고, 저가 입찰제가 아닌 기술평가제도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했다.

이 지구내 들어서는 주택은 이번 A2블록을 포함해 총 6713가구다.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등 다양한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박완수 LH 강남사업본부장은 “LH의 첫 보금자리주택인 만큼 지난 3년여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도 입주지원 업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남지구 A2블록은 관련법에 따라 90일 이내 입주 및 5년간 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전매제한 기간은 기존 10년에서 2년 완화된 8년이다. 현재 계약 후 약 3년이 지나 5년 정도 이후면 전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