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비가격정책 동시 수행 시 흡연율 20%대 진입 가능

2012-10-03 14:37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담뱃값 인상과 흡연경고 그림 등 비(非)가격정책 시행으로 현재 45%의 흡연율을 20%대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3일 '담배가격 정책과 흡연율 분석' 논문을 통해, 과거 실증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정부의 여러 가격·비가격 금연 정책에 각각 효과 가중치를 두고 실시한 모의실험(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고 비가격 정책을 전혀 시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흡연율은 2011년 기준 44.5%에서 2015년 39.4%로 줄어든다. 2020년에는 37.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격 인상폭을 3000원·4000원·5000원·6000원으로 늘릴 경우, 2020년의 흡연률은 각각 36.3%·35.5%·34.9%·34.4%로 추정됐다. 감소폭은 최대 10.1%p에 달한다.

가격정책 없이 흡연경고 그림이나 문구 등 담뱃값 포장 규제·직장·식당 금연구역 설정·청소년 접근 제한 등 비가격 금연 정책만을 시행 시, 2020년 흡연율은 31.7%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0일 입법예고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담배 성분 공개 등 비가격 정책과 함께 담뱃값 인상안도 함께 담으려 했으나, 기획재정부 등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조 교수는 논문에서 "비가격적 정책을 최대한 강화하더라도, 담뱃값을 최소 2000원 이상 올리지 않으면 오는 2020년 흡연율 20%대 달성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날 국회 입법조사처는 흡연율 감소를 위해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하며, 담뱃값을 매년 물가상승폭과 자동 연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