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애인에게 금반지보다 은반지 바치자?'..은펀드 수익률 '쭉쭉'
2012-09-06 09:37
8월 수익률 은펀드 7.51% 금펀드 4.24%.."투자는 신중해야"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글로벌 유동성 공급 기대감으로 원자재가 다시 오름세를 타면서 '금보다 더 빛나는 은의 힘'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은선물 관련상품의 수익률은 금선물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특히 향후 가격도 은이 금의 상승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 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8월 이후 이날까지 13.90%의 수익률로 ETF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한달간 수익률은 7.51%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 선물(H) ETF'는 4.24%로 상대적으로 은 ETF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정기예금 금리대비 압도적으로 우수한 실적이다.
유럽과 중국 등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잭슨홀 미팅에서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벤 버냉키의 제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미국 역시 유동성 공급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버냉키의 발언 이후 은 선물 가격은 지속적인 오름세를 타는 분위기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이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금 펀드보다 은 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지자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에서 은 가격의 움직임이 금보다 탄력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9~2010년의 랠리에서 금보다 은 가격의 변동폭이 컸다"며 "이번에도 장기적인 시계열 흐름을 분석한 결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수익률 격차는 기초지수의 수익률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KODEX 은 선물(H) ETF'는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선물 중에서 은 선물(Silver Futures) 가격을 기초로 하는 S&P GSCI Silver TR 지수를 추종한다. 구성종목 비중은 은 선물이 90%에 달하며 미국 대표 은 ETF인 'iShares Silver Trust'에 10% 가량의 비중을 두고 있다. 4일(현지시각) 12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3.1% 상승한 온스당 3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8월 이후로는 16.19% 상승했다.
'KODEX 골드 선물(H) ETF'의 경우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선물 가운데 금 선물(Gold Futures) 가격을 기초로 하는 S&P GSCI Gold TR 지수를 추종한다. 구성종목 비중은 금 선물이 90%이고 미국의 금 ETF인 'SPDR Gold Trust'에 10% 가량이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0.5% 오른 16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8월 이후로 금 선물은 5.31% 상승한 것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제3차 양적 완화로 인해 유동성이 공급되면 원자재 관련 상품 투자는 유망할 것"이라며 "특히 현재 금보다 은 선물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곤 있으나 지난 2월 고점 대비로는 은 선물이 더욱 많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유동성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선물과 은 선물은 지난 2월 말 각각 고점을 찍었으며 연고점 대비 각각 5%, 12% 빠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은펀드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며 "다만 은의 경우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양적 완화 기대감이 사라지거나 다른 악재가 작용할 경우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는 "금의 경우 양적 완화 기대감이 아니더라도 화폐에 대한 불신, 안전자산을 선호할 경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