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소득자는 욕심쟁이?..재산증식 목표 아시아 '1위'

2012-03-29 11:01
스탠다드차타드, 아시아 9개국 고소득자 설문조사 결과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대한민국 고소득자가 10년안에 이루고 싶어 하는 부의 목표치는 600만 달러(약 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현재 재산을 기준으로 연평균 11%의 자산 성장을 이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스콜피오파트너십(Scorpio Partnership)이 공동 발표한 '2012 FuturePriority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고소득자들이 목표로 삼는 10년 후의 재산증식 규모는 평균 600만 달러로 이번 조사 대상인 아시아 9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에 이어 인도(480만 달러)와 중국(450만 달러) 응답자들의 재산증식 목표치가 높았고 아시아의 대표적 고소득 국가인 홍콩(410만 달러·4위)과 싱가포르(360만 달러·6위)는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한국 고소득자 중 자신의 재산 증식 목표치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는 사람은 5명 가운데 1명 꼴(19%)에 불과했다. 이는 9개국 고소득자의 65%가 명확한 재산 목표치를 갖고 있다는 응답 결과와 크게 대비된다.

또한 한국의 고소득자는 타 아시아 국가 응답자에 비해 단순하고 안전한 은행 및 투자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투자에 관해서는 연금상품(한국 44%, 전체 24%), 고금리 정기예금(한국 43%, 전체 42%), 부동산(한국 36%, 전체 34%) 등 소수의 특정 상품에 집중하는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 부유층이 관심을 갖는 금(한국 24%, 전체 43%)이나 뮤추얼펀드(한국 7%, 전체 26%)에 대한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시아의 고소득층이 재산증식 수단으로 투자는 물론 대출도 적극 이용하는 것에 비해, 한국의 고소득층은 대출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향후 12개월 간 몇 건의 대출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응답 결과(한국 1.35건, 전체 1.64건)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의 고소득자의 경우 다른 아시아 부유층에 비해 지금까지 재산형성을 위한 금융상품을 보수적으로 선택했지만, 앞으로는 좀더 특화되고 복잡한 형태의 투자상품을 보유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가 50%를 차지했다.

라제시 카난(Rajesh Kannan)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프라이어리티뱅킹 및 인터내셔녈뱅킹 헤드는 “한국의 부유층 고객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자산을 관리하는데 있어 RM(고객 담당자)으로부터 정보와 전문적인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고, 동시에 은행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맞춤형 개인 서비스를 받는데 익숙하며 또한 이를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은행이 한국의 부유층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하며,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11년 10~11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폴, 대만, 태국 등 9개국의 고소득자 276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의 평균 자산은 140만 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