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韓 국가신용 악영향 순위 16번째

2011-12-22 09:13

2011년 한해 한국의 신용도를 뒤흔든 가장 큰 악재는 무엇일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지만 정작 사망 당일 한국의 신용위험도는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다. 위험도 변화 수치로만 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충격파 순위는 16번째에 그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파괴력이 미국과 유럽에서 불거진 돌발악재보다 훨씬 적었다는 의미다.

22일 국제금융센터의 통계를 보면 작년 말 이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가장 급등한 때는 9월22일이었다.

당시 CDS 프리미엄은 205bp(1bp=0.01%포인트)로 전일 173bp보다 32bp(18.5%) 올랐다.

2009년 5월6일 208bp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유로존 위기 당사국인 프랑스(202bp)마저 추월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전날 밤 내놓은 일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국채를 사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낮추는 정책) 조치의 충격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미국 경기 회생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실망감이 전세계로 확산하자 대외경제 의존성이 강한 한국 신용도가 휘청거린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직후인 지난 8월8일에도 CDS 프리미엄은 전일 117bp에서 135bp로 18bp(15.4%) 상승했다.
유로존 이슈가 터질 때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S&P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튿날인 지난 9월21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73bp로 전일보다 14bp(8.8%) 올랐다.

강력한 이슈가 없었음에도 유로존 해법이 난항을 겪던 9월30일과 11월1일에 전일보다 각각 25bp(12.8%), 15bp(10.9%) 올랐다.

한국의 신용위험도는 정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는 그다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CDS 프리미엄은 167bp로 전주 말인 16일 159bp로 8bp(5.0%)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로 보면 올해 들어 16번째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과거에도 북한발 악재가 한국 신용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은 당일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김 위원장 사망은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켜보자는 심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문제는 장기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다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대형악재와 함께 신용위험도에 큰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위험 등 ‘신용’을 사고파는 신용파생상품으로 JP모건의 블라이드 마스터스 글로벌상품 부문 대표가 1997년 개발했다.

CDS는 파산으로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해 채무자가 부도 위험을 따로 떼어 거래하는 상품이다. 채권자는 수수료 개념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채무 불이행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부도 위험이 크면 프리미엄도 높아진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