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우리 교육, 어디까지 왔나] 대학생들 ‘반값등록금’을 외치다

2011-08-23 18:08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목차)
 1. 검은 돈의 노예로 전락한 교육계
 2. 교과부-교육청, 고교평준화 ‘동상이몽’
 3. 대학생들 ‘반값등록금’을 외치다(끝)

 8월 서울 청계광장이 또 다시 촛불 든 대학생들로 메워졌다.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반값등록금 문제를 국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이들의 한 뜻이다.
 
 새 학기 개강을 맞은 대학가. 또 다시 비싼 등록금을 받아든 대학생들은 지난 19일 저녁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에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지난 6월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서다.
 
 대학생들의 집단행동은 확대될 전망이다. 대학생과 학부모, 시민사회단체는 상반기 촛불집회를 연데 이어 이달부터는 관련 내용을 제도적으로 이행시키기 위한 활동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이다.
 
 당장 24일 서울에선 전국 대학생 대표자들이 모여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투쟁선포식(가칭)’을 연다. 내달부턴 전국 대학생들이 결합, 공동행동 방침을 발표하고 집단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반값등록금 관련 학부모 모임은 지난 17일 시민단체 참여연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을 선언했다.
 
 다만 학교 측은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23일 경기도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비의 효율적 사용과 가계곤란장학금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등록금을 얼마나 어떻게 낮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한해 등록금이 1000만원에 달하는 만큼 반값등록금을 실현을 위해 재단은 법정전입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학교는 내실 있는 운영을 해달라”고 지난달 학교 측에 입장을 전했지만 뾰족한 답은 듣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상황만 바라보며 정부 지침을 기다릴 뿐이다. 정부 역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대안 모색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모습이다. 표(票)퓰리즘이란 지적에 방향을 잃어가면서 정치권 전체의 신뢰를 추락시켰다.
 
 문제는 예산이다. 내년부터 실시 예정인 반값등록금을 위해선 교육과학기술부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최소 4조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다만 교과부는 예산안 제출 시한인 지난 6월말 재정부에 관련 예산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반값등록금 적용 대학생 규모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교과부는 이와 관련 예산 1조5000억원을 책정했지만 그 마저도 확보가 어려운 모양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나빠지면서 재정부 입장에 변화를 줄 것으로 판단된 것이다.
 
 남은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의 대학등록금 감사다. 감사원은 이달 말까지 전국 66개 대학에 나가 재정운용 실태를 살펴본 뒤 이를 통해 등록금 책정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대학교육 정책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대학생들이 촛불시위에 나선 것은 대학이 근본적인 기능인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이번 감사 결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낸 만큼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따져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