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재 파주시장, 이화여대 동문에 서한문 발송

2011-08-18 15:11
‘파주캠퍼스 반드시 건립돼야 할 것’<br/>‘동문들 파주캠퍼스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달라’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경기도 파주시는 ‘이대 파주캠퍼스 백지화 파문’과 관련, 이대 동문들에게 서한문을 발송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서한문을 통해 “글로벌 이화여대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자, 미래 통일한국을 대비한 선구사학이 되기 위해서 이화여대 파주캠퍼스는 반드시 건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장은 “파주시민은 물론 경기도민 모두가 앞으로 이화인의 꿈에 날개를 달아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18만 이화여대 동문들도 파주캠퍼스 건립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서한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이화여대 동문 여러분! 파주시장 이인재입니다.

낯선 사람의 편지라 당황하셨지요? 저 역시 무척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립이 무산될지도 모를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화여대 총무처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학교 측으로부터 공식 입장을 듣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교육기관과 지방정부가 맺은 계약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황당하고 심한 배신감을 느낍니다. 18만 이화 동문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실까 매우 궁금합니다.

이화여대는 제 개인적으로 매우 친근한 학교입니다. 저 역시 신촌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우리 파주시민에게도 이화여대는 각별한 인연입니다. 법적 규제로 인해 경기북부에 대학캠퍼스를 짓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등 지원특별법에 의해 대학 설립이 가능해졌고 그러한 물꼬를 튼 첫 대학이 바로 이화여대였습니다. 125년 전통의 도전정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대한민국 여성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자 단 한 명으로 이화학당을 열었던 그때의 사명감이 파주캠퍼스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이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자 미래 통일한국을 대비한 선구 사학이 되고자 하는 꿈을 담은 것입니다.

그러한 이화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지역사회와의 갈등도 있었고 부지 매입 과정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화인의 저력으로 그러한 어려움을 하나하나 헤쳐 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난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경기도와 파주시도 결코 녹록치 않았습니다.

저는 전임시장이 시작한 일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미군공여지 환경오염 치유도 끝냈고, 토지 매입비용에 따른 절충안도 마련해 놨습니다.

지금 이화여대에서 땅값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지난 4월 19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께서 그 차액을 보전하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남겨놨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착공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갑자기 없던 일로 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으니 저와 38만 파주시민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이화 동문들이 파주캠퍼스 건립을 위해 수백억 원 가까이 모금했다고 들었습니다. 동문들이 그렇게 모금 운동에 참여한 것은 후배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고, 나아가 이화여대가 진정한 글로벌 이화로 발전해가기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화 동문들의 자긍심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전체 이화인의 뜻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이화여대 파주캠퍼스는 반드시 건립되어야 합니다. 명문사학 이화여대가 파주에 캠퍼스를 건립하는 것은 대학 설립 이상의 의미가 담겼습니다.

세계 속의 이화를 실현하고 교육을 통해 평화로운 미래를 구현하고자 하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파주시민은 물론 경기도민 모두가 앞으로 이화인의 꿈에 날개를 달아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니 18만 이화여대 동문 여러분께서 파주캠퍼스 건립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이화인의 따뜻한 응원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