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삼성반도체, 보건 관리 강화하라”

2011-08-17 16:1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고용노동부가 사업장 직원들의 백혈병 사망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삼성반도체에 보건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고용부는 17일 이채필 장관이 지난 10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을 방문해 자체 보건관리 개선 계획에 대한 세부 실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 장관의 이번 방문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삼성반도체) 직원들의 백혈병 역학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근로자들의 보건 관리를 강화할 것을 특별히 요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직원과 일부 유가족은 지난 6월 법원에서 산업재해 인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장관은 기흥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400여종의 화학물질과 신규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독성(유해성)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14개 공정에 국한된 화학물질 모니터링을 41개 전체 공정으로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근로자에게 효과적으로 확실하게 전달하도록 하고, 산업보건업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담 산학의학 전문의 등을 사업장별로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삼성 측이 추후에 공지하겠다고 밝힌 ‘퇴직 후 암 발병자에 대한 세부 지원방안’을 가급적 한 달 이내에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화학물질 외에 비(非) 법적 관리물질도 유해성(발암성, 생식독성, 변이원성 등)을 파악해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삼성반도체 기흥, 화성공장에는 2만85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것으로 고용부는 파악하고 있다.

고용부는 삼성전자 자체 계획과 고용부 추가 요구사항을 이행하려면 2012년까지 약 110억원, 2020년까지 약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 임직원에 대한 암 치료비 지원을 포함하면 소요 금액은 더 많을 것으로 고용부는 전망했다.

고용부는 산업보건 전문가와 함께 모니터링팀을 만들어 삼성전자 측의 세부추진계획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