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급격한 재정지출 감축은 경기회복 저해"

2011-08-16 10:14
아르헨 대통령도 재정지출 감축에 우려 표명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재정위기에 놓인 미국과 유럽에서 재정지출 삭감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급격한 지출 삭감 탓에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경기가 다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재정지출의 급격한 삭감이 전 세계 경기 회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단기적 경기부양이 중장기적 재정 건전화 조치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의 위기는 지난 2008년 당시의 위기와 비교해 원인과 처방 등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으나 당시 전 세계 정책 당국이 공조를 통해 성장을 지원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했던 것과 같은 노력에 다시 한번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쉬운 해결책은 없지만 그렇다고 선택 가능한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선진국들이 재정건전성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제동 페달'을 너무 빨리 밟으면 경기 회복을 해치고 일자리 창출 전망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상당수 국가에서는 급격한 재정지출 삭감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장은 과도한 재정적자를 싫어하고 급격한 재정지출 삭감에 박수를 보내지만 동시에 저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도 싫어하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정지출 삭감 외에도 세수를 늘리고 수요를 북돋워야 하며 저금리 유지, 금융 개혁, 투명성 제고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일에도 재정지출 감축 계획과 관련, "가뜩이나 둔화되고 있는 경제성장세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적절한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책결정자들은 명확한 중기 부채 및 적자 목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15일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유럽의 지출삭감으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에 우려한다면서 경제성장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재정 등 모든 재원을 일자리 창출과 평등 사회 건설에 사용할 것이라면서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문이 위기의 부담을 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