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트 탄 환율, 향후 전망은?

2011-08-04 17:12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와 유로존 불안 등의 대외적 요인과 정부의 물가정책이 맞물리면서 작은 재료에도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30원 오른 1061.7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는 환율이 무려 9.60원 급등한 1060.40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040원 대를 기록하며 ‘900원 시대’를 전망케 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이 급등락하는 요인으로 미국의 디폴트 및 더블딥 우려, 유럽의 재무위기 재발 가능성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을 꼽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예상치 1.8%에 크게 미달했고 1분기 성장률도 1.9%에서 0.4%로 대폭 조정됐다. 또 미국 제조업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7월 제조업지수는 50.9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지난 6월 미 소비지출이 지난 2009년 9월 이후 21개월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내며 전월대비 0.2% 줄어들어 더블딥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다 유럽에서는 2일 스페인 국채 10년물 스프레드가 오전 6.326%로 치솟았고 이탈리아 국채도 6.165%로 뛰면서 유로존의 금융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내다 판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3일간 1조5000억원을 웃도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샀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내외 변수를 단기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미 부채상한법 통과로 재정감축 규모가 향후 2년동안 크지 않은데다 2분기 미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 더블딥 우려를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블딥을 차단하기 위해 미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미국발 환율변동 위험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연말까지 하락세를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완만한 하락기조를 전망하고 있지만 돌발변수를 고려한다면 환율 급락(원화 강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900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05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위축과 성장률 둔화를 우려한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다.

정부가 하반기 정책 기조를 물가잡기에 둔다면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일정 수준까지 묵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0원선에 근접하는 하락세를 탈 수 있다.

정부의 정책 중점이 물가안정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가를 다루는 기획재정부와 기업의 수출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식경제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 정부의 일관되고 공격적인 시장 개입은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