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P 충격 딛고 심해시추 재개하나

2011-02-28 15:39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리비아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치솟자 미국 정유업계가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이후 중단됐던 심해 시추를 재개하자고 주장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28일자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멕시코만 심해 시추 재개를 허용해 달라고 규제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의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중단된 시추를 재개하는 데 대해 혼재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내려졌던 심해시추 유예조치를 공식적으로 해제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가스 및 원유 시추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방침에 따라 2월 초 신규 시추 신청서를 냈던 BHP빌리튼도 신청서를 반려당했다.

켄 코헨 엑슨모빌 홍보 부사장은 “정유업계는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줄곧 대기만 해 온 유일한 업계”라면서 “우리는 이제 안전하게 재개할 수 있는 모든 방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들은 심해 시추 재개를 위해 원유 유출 대응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과 마이클 브롬위치 해양에너지관리국(BOEM) 국장은 지난 25일 마린웰컨테인먼트 컴퍼니와 함께 원유 유출 대응 시스템을 점검했다. 마린웰컨테인먼트 컴퍼니는 유출사고 시 방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며 현재 엑손모빌, 로얄더치셀,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이 이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에서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제 유가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심해 시추가 재개되어도 원유 공급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유전을 하나 발견해도 상업적으로 개발하기 까지 5~1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유전이 고갈될 것을 우려해 심해 시추를 거부하는 입장도 여전히 만만찮다.

마틴 레갈리아 미국상공회의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심해유전을 그대로 놔둬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