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 여성칼럼]출산 후 육아 스트레스로 괴롭다면 산후 우울증 의심해봐야
2011-02-28 16:14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얼마 전 둘째 임신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A씨. “첫째 아이를 낳고 난 후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죠. 아이를 쳐다보는 것조차 싫어서 친정엄마한테 맡기고 2달 산후조리 후 바로 맞벌이를 시작했을 정도로요. 큰애가 한살이 될 때까지 거의 신경도 안 쓰고 지냈는데, 어느 순간 엄마가 있어도 엄마 없는 애처럼 자라는 애를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좀 애한테 정을 붙이고 지냈는데 둘째가 생기니 또 산후우울증이 심할까 걱정이예요.”
여성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여 엄마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시작이 동화처럼 마냥 행복하고 기쁘다면 다행이겠지만 의외로 그 시작이 암울한 경우도 있다. 바로 출산 후 생기는 산후우울증이 그 원인이다. 산후우울증이란 말 그대로 출산 후에 겪는 우울증이다. 출산은 여성에게 있어서 소중한 경험이지만 수개월에 걸친 변화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해지게 되어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정서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출산한 산모 중 85%에 이르는 여성들이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데 대개 분만 후 2~4일 내에 시작되며, 3~5일째에 가장 심하다가 2주 이내에 호전된다.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좀더 심각한 형태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관계와 유아의 발달 및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후우울증을 앓는 엄마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인지적·정서적으로 불안함과 지적 능력 저하 등의 양상을 보이며, 더 나아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산후우울증은 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여 치료하게 되는데, 항우울제 요법은 치료 시작 후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수주가 소요되므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는 3~6개월이면 충분하지만, 이후에도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는 입원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