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전략 다시 짜자

2011-02-06 17:00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신흥국 시장에 대한 한국 산업계의 전략을 다시 짜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 움직임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집트 소요사태로 우리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등 북아프리카 시장 상황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구상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접근방법의 재검토가 시급해졌다.

6일 코트라 중·아·CIS팀 김용석 팀장은 “이집트 소요사태 확산 등으로 수입통관을 못하게 되면 2월 한 달간 수출에서만 2억4000만 달러 정도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이집트 현지에 진출한 24개 기업 중 19개사는 현재 영업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LG전자는 공장가동을 중단했고,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아프리카지역본부와 기아차 이집트 사무소를 임시 폐쇄조치했다.

튀니지에서 이집트로 이어진 소요사태가 리비아,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우려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석유와 광물 등의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이점으로, 80여개의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

또 이들 국가들의 성장 전망도 기업들의 진출을 촉진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오는 2014년까지 연 평균 4~6%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기업들은 앞 다퉈 아프리카 시장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박광기 아프리카 총괄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앞서 삼성전자는 기존 중동·아프리카 총괄에서 아프리카 총괄을 독립시켜 활동 폭을 넓혔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아프리카 시장에 신형 아반떼와 엑센트를 잇따라 출시하고 현지 딜러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 놓았다. 이집트에선 신형 모닝 모델 출시 계획도 세웠다.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미래전략그룹 내에 아프리카 전담팀을 발족시킨 포스코는 올해 이 지역에서 자원 개발과 산업인프라 구축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성과도 올렸다. 지난달 말 정준양 회장이 짐바브웨이 현지기업인 앵커(Anchor)와 광산회사를 세우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

이처럼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시장 전략은 공격적이다. 하지만 이번 이집트 소요사태가 아프리카의 정치·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고착화된 구조적인 문제의 폭발이라는 측면에서 이 지역 시장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아프리카 지역의) 높은 경제성장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치·경제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경제구조의 개혁 요구가 확산되면서 성장 낙관론에 입각한 시장 진출 강화 전략을 다른 측면에서 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신흥국 시장에서) 리스크가 현실화 됐을 경우에 대비해서 대응책을 매뉴얼화 하는 등 사전 작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리스크 발생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시나리오별로 매뉴얼화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