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계 마약 밀수 조폭 대거 적발

2011-02-06 09:43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중국 폭력조직과 짜고 20만명 투약 분량의 히로뽕을 밀수해 유통시킨 국내 14개 폭력조직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희준 부장검사)는 2009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중국 폭력조직인 '흑사회'와 연계해 히로뽕 5.95㎏을 밀수한 부산 '유태파' 김모(56)고문과 흑사회 선양지역 두목 정모(35)씨 등 조폭 13명(국내 9명, 중국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공범인 조폭 9명을 수배하고 중국 조폭 2명은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태파의 밀수.판매총책인 김모(지난해 자살)씨는 흑사회와 친분이 있는 고문 김씨를 중국에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흑사회로부터 히로뽕을 밀수한 뒤 국내 폭력조직들에게 공급했다.
 
 숨진 김씨는 2000년께 수감생활을 하다 만난 조폭에게 히로뽕을 무상 공급하고 그 판매수익을 나눠 갖는 방법으로 여러 조직에 마약을 공급하게 됐다.
 
 또 일명 '산타'(마약을 나눠주는 사람이라는 은어)로 불린 고문 김씨는 운반총책을 맡아 '지게꾼' 역할을 했으며, 부산항으로 히로뽕을 밀수한 뒤 부산역이나 터미널 부근에 조폭 행동대장들을 모아놓고 분배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2000만-3000만원을 주고 작은 배와 선장을 구해 중국으로 간 뒤 해운업계 관례상 수색을 거의 하지 않는 선장실에 마약을 실어 돌아왔다.
 
 조폭들은 히로뽕을 살 때 차명계좌로 외화를 빼돌리는 `환치기‘를 하거나 인편으로 돈을 보냈으며, 양질의 물품을 확보하고자 중국에 감정 전문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상습투약자의 몸에 넣어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적발된 조직은 칠성파.청량리파.신상사파.동대문파.이글스파, 부산 유태파.양정파.사상파, 광주 동아파, 인천 간석동파, 수원 북문파, 의정부 신세븐파, 충남 논산파 등 여러 지역에 퍼져있다.
 
 흑사회 두목 정씨는 히로뽕 대금을 직접 받기 위해 입국했다가 구속됐다.
 
 흑사회는 한족과 조선족 조직이 있는데 국내에도 22개파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히로뽕 5.95㎏은 19만8333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1인 1회 0.03g)이며 소매가 기준으로 198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적발한 히로뽕은 북한산으로 추정된다.
 
 과거 조폭은 마약 사범을 경멸했지만 최근 도박장, 오락실 단속이 강화되자 비교적 쉽게 많은 이득을 올릴 수 있는 마약 범죄에 진출하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관계자는 “조폭이 흑사회와 연계해 히로뽕을 직접 밀수한 사례를 적발한 건 처음”이라며 “조폭이 이권을 위해 합종연횡을 하는 등 '마피아화'되는 현상도 파악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