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 외국인 빠지니 썰렁…'웩더독'도 잦아들 듯

2010-11-30 15:53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11월 옵션만기 사태 이후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웩더독'현상도 잦아들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옵션만기 이후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비중은 올 하반기 평균 51.8%에도 크게 못미치는 28.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가 및 지자체 비중은 하반기 평균 30.7%에서 60.5%로 급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거래 비중을 크게 줄인 탓에 매수차익거래 잔고 8조원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10월 11일 10조583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한 이후 옵션만기 사태가 터지면서 평소 수준으로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진데다, 도이치증권 사태로 인해 외국계 증권사들의 차익거래 매매가 위축된 탓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차익거래가 위축된 것은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1일 옵션만기 사태 이후 회전율이 높았던 도이치 증권 창구가 빠진 것과 감독 당국 등의 외국인 차익거래에 대한 감시으로 외국인들이 차익거래를 할 만한 유인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차익거래를 연계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도 잦아들 전망이다.
 
 시장베이시스(선물가-현물가)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단기성 자금 여력이 미미한 국가ㆍ지자체가 주요 매매 주체이기 때문이다.
 
 국가ㆍ지자체의 단기 매물 규모는 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자금이 2~3일에 걸쳐 유입된다면 시장 강세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시장을 지속적으로 받쳐줄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이다.
 
 박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1.5포인트 정도로 강하게 나온다면 증권 등 여타 기관도 차익거래를 할만한 유인이 생기겠지만 현재와 같은 약한 베이시스 상황에서는 국가의 매수 여력만으로 시장을 견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전일 시장베이시스가 0.61포인트로 급등했음에도 차익거래 유입은 1350억원에 그쳤고, 이날도 시장 베이시스는 장중 0.6포인트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갔지만 오히려 매물이 출회 되며 지수 흐름을 방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