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신흥 강대국들이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0일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날 'G20이 쓸데없는 말싸움에 빠지고 있다(Group of Twenty leading squabblers)'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서울 정상회의가 꼴 사나운 설전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위기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 회복이 불확실하고 금융 정책에서도 당장의 시급한 과제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긴축재정이 경제 회복을 취약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한 채 G20은 유일한 최근의 부양책인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를 비난하는데 지나치게 열심"이라며 통화부양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이 신문은 이어 금융정책에서도 G20 정상들이 서명할 바젤3이 미래 금융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지만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 다국적 대형 은행들의 파산 위험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성장이 회복되지 않거나 주택가격이 다시 급락하면 다국적 은행의 파산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자본유입의 홍수에 직면한 신흥국들도 이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FT는 끝으로 "신흥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들이 지지하는 합의 도출 과정에 동등하게 참여하기 보다는 세계적 차원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거부권만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정상회의에서 신흥 강대국들은 그들이 원하는 영향력에 부합하는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