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서밋, 성공 할까…G20개국 정책 반영 여부서 판가름

2010-11-10 15:13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비즈니스 서밋)'이 10일 글로벌 CEO들의 오픈 인터뷰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전세계 실물경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의 CEO가 대거 한자리에 모임에 따라 이번 행사가 향후 세계경제에 어떤 효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행사가 G20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고 기업가들이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만큼 국가별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글로벌 기업인들의 친목도모에 그칠 것이란 한계론도 제기된다.

비즈니스 서밋은 공식 일정에 앞서 사전보고서를 통해 내년까지 도하개발라운드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자유무역의 확대와 청정에너지 민간투자 촉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정책 등을 제안했다.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기업인들의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에 처음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이 성공적인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이 같은 제안이 G20 정상회담 참석 국가들의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비즈니스 서밋 합의안이 구체적인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직위원회 측은 구체적인 경제현안들에 대한 주제별 의제를 만든 이유가 G20 정상회의에서 회람되고 검토되고 정책에 반영해달라는 취지라면서 이미 1차 예비보고서 초안을 9월 재무장차관 회의와 셰파 회의에 회람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월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선 커뮤니케의 10번째 항목으로 '비즈니스 서밋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구체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기대했다.

비즈니스 서밋의 정례화에 대한 기대도 같은 맥락이다. 정례화를 통해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될 12가지 소주제별 제안 내용의 정책 반영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조직위원회 측은 비즈니스 서밋의 정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영호 집행위원장은 “구체적인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숙제”라면서 “비즈니스 서밋을 G20 정상회의 프로세스로 정례화를 추진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내년도 주체국(프랑스)과 현재 협의 중”이라며 “프랑스의 경우 (자국의)경제인협회에서 서울 비즈니스서밋 사무국을 찾아 이와 관련해 협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집행과 이행 부문을 점검하기 위한 제도화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비즈니스 서밋을 처음으로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도 정례화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제상공회의소(ICC) 라자트 굽타 회장을 포함한 ICC 회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번 회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주요 과정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서밋이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나 APEC최고경영자 서밋과 같은 다른 국제경제 관련 비즈니스포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 서밋이 다보스포럼 등에 비해 국제사회 인지도나 역사가 짧지만, 세계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G20 국가소속 민간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성을 띨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비즈니스 서밋은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한 민관공조체제를 지향하는 만큼 각국 정부정책에 기업의 건의의 창구역할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우선 조직위원회가 초청에 공을 들였던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와 같은 ‘초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아 흥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해관계가 엇갈린 기업경영자들이 한 자리에 만난다고 해서 글로벌 이슈를 놓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재계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다보스포럼만 해도 세계질서에 변화를 줄만한 국제적인 합의를 도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즈니스 서밋이 정례화가 된다고 해도 G20 정상회의의 들러리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특별취재팀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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