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환율해법' 찾기에 달렸다

2010-11-10 17:37
합의 불발땐 회복세 꺾이고 격량에 휩싸일 수도 IMF 쿼터개혁 등 이미 세계 금융권력 개편 시작

서울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는 지난 2년간 G20 논의의 '완결판'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수많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G20의 화두로 떠오른 환율 공방이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정책공조의 깃발을 내건 G20의 위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물론 한국과 세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걷어내 줄 것으로 보인다.
◇G20 환율 해법 주목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라는 두 가지 선언적 원칙과 함께 '경상수지 관리제' 추진에 합의하면서 진정됐던 환율전쟁이 미국의 양적 완화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장을 납득시킬 만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충돌할 경우 겨우 회복세를 유지중인 세계경제가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경우 불확실성 증폭으로 내년 경제에 암운이 짙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면 서울에서 경주보다 진전된 환율 합의에 이를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를 제거하고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놓는 동시에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게 된다.
어정쩡한 환율 합의가 있을 경우 분쟁의 불씨는 살아남게 된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지난 9일 G20 회원국 간 환율 해법의 핵심인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언제까지 하기로 하자는 것만 해도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이미 IMF의 대출제도 개선을 통해 외화유동성 일시 부족에 따른 각국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채널을 만든데 이어 위기전염을 방지할 수 있는 글로벌안전메커니즘(GSM)으로 진화하는 발판을 마련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발 문제도 개도국의 지지 속에 G20의 의제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스탠다드 바꾼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6일 열린 IMF이사회에서는 187개 회원국들의 쿼터(지분율 또는 투표권)를 조정하는 세부 개혁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논의한 IMF 개혁안을 바탕으로 회원국 쿼터 조정을 구체화한 것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IMF 역사상 가장 근본적으로 지배구조에 손질을 가한 역사적인 합의"라고 표현할 만큼 지난 65년간의 권력지형 변화를 반영했다.
브레턴우즈 체제로 1945년 출범한 국제통화기금(IMF)이 65년 만에 대수술을 단행했다.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투표권을 행사한 유럽의 영향력이 축소됐고 중국 브라질 등 신흥 · 개도국들의 투표권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한국도 경제력에 걸맞게 투표권 순위가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IMF 지배구조 개편을 세계 금융권력의 지도가 바뀌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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