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엑스포]중국관 '거대한 위용으로 역사를 한눈에' vs. 한국관 '최첨단 기술위에 다양한 교감이'

2010-11-12 13:05
다양한 장르에 디지털 기술과 각국의 문화 접목시켜 전시

   
 
중국 현대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디지털 화면의 모습. 중국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화면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주경제 상하이=이미호 기자) 상하이엑스포 중국관과 한국관이 자리잡고 있는 황푸강 동쪽 푸동지구. 선선한 가을바람에 관람하기 좋은 날씨 때문인지 지난 20일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13억 인구를 보유한 대국이라는 말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전시장 입구부터 보이는 붉은색의 중국관은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으로 급부상하겠다는 '화평굴기(和平崛起)'처럼 머리를 세우고 거대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마치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서막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했다.
 
반면 중국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과 컬러풀한 한글 픽셀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관이 다소곳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융합과 소통을 상징하는 한국관은 문화, 자연, 도시가 조화롭게 이뤄진 공동체를 보여주고 있었다. 입장순서를 기다리는 관람객들 사이로 비보이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등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마다 국가별 특색과 전통을 보여주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양국의 전시관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중국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중국관 12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북송시대(960~1126년) 풍속화가 장저돤(張擇端)의 작품인 '청명상하도'다.

중국관 최고의 볼거리로 꼽히는 이 작품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그림 속 사람들이 살아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북송시대 저자거리에 나와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중국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재현한 이 그림은 중국의 전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어 중국 현대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디지털 화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얀 바탕 위, 네모난 프레임 안에 보여지는 현대인의 일상은 급격하게 도시화한 중국의 현대 모습을 상징한다. 집안일을 하고, 출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는 모습은 이내 수십만 개의 사람 얼굴로 바뀌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중국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등 친환경 트렌드에 발 맞춰 나가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전광판 글자)를 투명한 유리방울은 하늘에 띄워져 있고, 세련되고 심플한 친환경 에코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노레일을 타면 국제사회에서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현주소가 읽혀진다.

리샤우런(30·베이징)씨는 "중국 정부가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전통이 조화를 이룬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 같다"며 "엑스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성공적으로 폐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스티븐(34·호주)씨는 "중국관의 특징은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과거·현재·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국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다이나믹한 영상물. 심장을 쿵쿵 울리는 사운드와 조명 속에서 관람객들은 한국의 정서를 몸짓과 음악으로 느낄 수 있다.
◆ 코러스 시티, 한국

한국관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다. 입구에 들어서면 통로 양측으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재모습을 표현한 다이나믹한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심장을 쿵쿵 울리는 사운드와 조명속에서 한국의 정서를 몸짓과 음악으로 느낄 수 있는 것.

바로 이어지는 공간은 네이처 존(Nature Zone). 천장에서 늘어뜨린 녹색의 삼베는 마치 숲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관객들은 자연의 소리와 바람, 향기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또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게임도 해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영상스크린을 터치해 자전거 부품을 하나하나 끼워넣으면서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것. 서울의 친환경 생태복원 장소인 하늘공원과 중국 홍커우 공원을 배경으로 한 체험 스크린도 인기다. 관람객이 스크린 앞에 서면 그림자에 따라 나무와 꽃등이 자라나는 것.

박은우 코트라 상하이엑스포 한국관 관장이 "한국관은 '교감(interaction)으로 상징된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휴머니티 존(Humanity Zone)의 '롤링 포춘(Rolling Fortunes)'은 특히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관람객이 레버를 당기면 중국인에게 친숙한 주역의 '자미두수'에서 발췌한 8가지 덕담을 담은 낱말들이 회전하다가 뜻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날 '롤링 포춘' 재미에 푹 빠진 한 중국인 할아버지는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인다고 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어디있느냐"며 "한국관이지만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전시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대미(大尾)를 장식한 것은 바로 코러스 시티(Chorus City) 영상. 관람객들은 실사와 3D 애니메이션, 퍼포먼스가 결합된 뮤지컬 형식의 멀티미디어 영상을 보며 때론 '아~'하는 탄성을 지르며 빠져들었다.

슈퍼주니어의 유노윤호와 시원, f(x)의 설리, 아역배우 전민서 양이 출연한 이 영상은 관람객들의 입소문 덕분에 '엑스포 오스카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어 신비로운 현대무용 공연으로 마무리 되는 한국관 프로그램은 엑스포 폐막까지 계속 그 인기를 누려갈 전망이다.

이날 한국관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평소에 삼성 카메라와 핸드폰 등 한국산 디지털 기기를 애용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최첨단 기술 위에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볼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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