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방치 부산 '장영자 건물' 팔릴까

2010-09-29 08:14

건축주와 시공사 부도로 13년간 거대한 부산 도심 흉물로 방치돼 있는 속칭 '장영자 건물'이 팔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1998년 공사가 중단돼 녹슨 철골구조물 형태로 방치되고 있는 부산 동구 범일동 830-140번지(6천990㎡)에 있는 지하 6층, 지상 25층짜리 건물에 대해 민간기업 몇 곳과 한 공기업이 매수 의사를 나타내 협의가 진행중이다.

이 건물은 사채업계의 큰 손 장영자씨 소유의 땅을 한 건설업체가 사들여 쇼핑센터로 짓다 1998년 부도나면서 13년간 방치돼 있는데 지금 소유주는 서울에 있는 D건설업체다. 건물용도는 공동주택(아파트) 및 업무시설로 돼 있다.

이 건설업체는 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이 건물을 매입했으나 팔리지 않아 세금과 금융비용, 건물관리비용으로 매년 엄청난 비용이 들자 팔기로 하고 매수자를 찾고 있다.


현재 이 건물에는 대기업 등 국내 민간기업 몇 곳과 한 공기업이 매수 의사를 밝히고 D건설 측과 세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 공기업은 당초 이달 안으로 매매계약을 마칠 예정이었을 정도로 상당히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 건물은 현재 지상부분은 철골골조만 앙상하게 남아 있으며 심하게 녹슬어 도심 흉물로 미관을 해치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철골구조체는 안전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D건설 측은 "거액을 들여 건물을 샀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팔지 못해 엄청난 손해만 보고 매물로 내놨다."라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공기업 등 몇몇 업체에서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곧 좋은 소식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는 "10년 넘게 방치돼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줬던 고층건물이 팔리면 도심 환경도 나아지고 구청 세수(稅收)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매계약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