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효 가옥' 실제 주인은 친일파 민영휘

2010-09-29 07:51

서울시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 있는 시 민속자료 제18호 '부마도위 박영효(朴泳孝, 1861~1939) 가옥'의 실제 주인은 대표적 친일파인 민영휘(閔泳徽, 1852~1935)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쳐 사료 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가옥의 명칭을 '관훈동 민씨 가옥'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박영효의 실제 집은 이 집의 옆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효는 이 집 외에 현재 주소로 경운동 66,88번지, 안국동 8번지, 경운동 89번지, 숭인동 76번지 등에서도 거주했으나 당시 건물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서울시는 또 남산골 한옥마을에 복원돼 있는 '순정효황후 윤씨(純貞孝皇后 尹氏, 1894~1966) 친가'도 실제로는 친일파인 윤덕영(尹德榮, 1873~1940)이 주인이었던 '벽수산장(碧樹山莊)'의 일부인 것으로 드러나 '옥인동 윤씨 가옥'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조선 후기 상류층 저택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들 가옥은 1977년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되고서 1995~1998년 남산골 한옥마을에 복원됐으며, 서울시는 2008년부터 시 지정 문화재 명칭 전반을 정비하던 중 이들 이름의 오류를 확인했다.

서울시는 이들 가옥의 실제 건립자가 대표적 친일파였으며, 거주자가 한 명이 아니라 집안 여러 사람이었던 점을 감안해 새로운 이름을 결정했다.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은 내달말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명칭 변경을 확정할 예정이다.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는 원형이 훼손돼 1997년 문화재 지정이 해제된 탓에 별도 예고 절차 없이 바로 안내판 문안을 수정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및 명칭 변경 예고 내용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