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연4년 자본잠식 IT계열사 또 증자?

2010-09-16 17:58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효성그룹 대장주 효성이 오너 2세 투자회사인 갤럭시아포토닉스 유상증자에 3년연속 참여하면서 평가손실도 해마다 수십억원씩 불어나고 있다.

정보기술(IT)업체인 갤럭시아포토닉스는 결손금 누적으로 현재까지 4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갤럭시아포토닉스는 오는 24일 15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수를 4489만주에서 7489만주로 3000만주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53.94% 지분을 가진 효성이다.

이어 그룹 오너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23.21%)과 차남 조현문 부사장(5.00%), 삼남 조현상 전무(5.00%), 처제 송진주씨(5.00%) 순으로 지분이 많다.

2006년 9월 효성에 인수된 갤럭시아포토닉스는 2008년 4월과 2009년 6월에도 각각 1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효성은 전달 16일 제출한 반기보고서(2010년 1~6월)에서 갤럭시아포토닉스에 대한 출자손실을 47억5700만원으로 기재했다.

이 회사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이 1월 초 87억900만원에서 6월 말 39억5200만원으로 54.62% 줄어든 것이다. 갤럭시아포토닉스는 이번 반기 순손실만 80억5400만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효성그룹 계열편입 첫해인 2006년부터 93억5000만원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 또한 순손실이 50억9900만원에 달했다. 효성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2008~2009년에도 각각 48억4100만원과 27억원씩 순손실이 났다.

갤럭시아포토닉스 자본잠식률은 작년 말 현재 47.32%(자본금 244억5900만원ㆍ자기자본 128억8300만원)를 기록했다. 2007년과 2008년 자본잠식률은 각각 88.02%와 61.02%에 달했다.

효성에 인수기되 전인 2005년 이 회사는 3억원 가까이 순이익을 냈고 자기자본도 자본금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갤럭시아그룹' 절반이 자본잠식

오너 장남인 조 사장은 효성그룹 안에 6개 IT업체로 이뤄진 '갤럭시아그룹'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조 사장이 최대주주(37.63%)인 효성ITX를 통해 이뤄졌다. 효성ITX는 갤럭시아그룹 6개사 가운데 전자결제업체인 갤럭시아컴즈 최대주주(19.03%)다.

갤럭시아컴즈는 다시 갤럭시아디바이스(100%)와 갤럭시아디스플레이(32.30%)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와 갤럭시아미디어는 조 사장이 직접 72.27%와 100%씩 지분 출자했다.

이번에 유상증자에 나서는 갤럭시아포토닉스도 갤럭시아그룹에 끼어 있다. 이 6개사 가운데 절반인 갤럭시아포토닉스ㆍ디스플레이ㆍ미디어 3개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어나는 평가손실에도 해마다 출자를 늘리는 데에는 오너측 입장도 적잖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효성이 유가증권시장 상위권 상장사인 만큼 일반주주와 이해상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효성 관계자는 "갤럭시아포토닉스가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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