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불황이라 행복해요"…'해피아워' 붐

2010-09-12 15:50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손님이 뜸한 이른 저녁 시간에 싸게 술을 파는 '해피아워(Happy Hour)'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지갑이 얇아진 애주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최근 술집이나 레스토랑의 해피아워 행사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해피아워'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카고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 고타임닷컴(GoTime.com)은 최근 전미 60개 도시에서 25만 곳의 술집과 레스토랑의 해피아워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50만명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벌이는 '해피아워' 행사를 검색할 수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해피아워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나서는 술집이나 레스토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제프 카다비 고타임닷컴 공동 창립자는 "미국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소비자들은 여전히 할인행사를 찾아 다니고 있다"라며 "불황에 해피아워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할인행사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업체들도 타깃 고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해피아워 애플리케이션은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피아워는 술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창즈차이나비스트로와 치즈케이크팩토리 등 외식업체들도 시간차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알코올 음료도 함께 파는 치즈케이크팩토리의 경우 오후 4~6시 특별 칵테일과 빅 사이즈 애피타이저를 5 달러에 판매하는 해피아워 행사를 지난 2월 처음 시작했다.

마크 미어스 치즈케이크팩토리 수석 부사장은 "1978년 창립 이후 최초로 해피아워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요즘과 같은 불황에 해피아워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분기 해피아워에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늘었다"며 "이 시간대 고객들 중 상당수가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순히 저녁시간대에 제품을 싸게 판다고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다비는 "술만 싸게 판다는 것은 해피아워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라며 "파격적인 할인가와 더불어 해피아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할인제품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CNBC는 해피아워로 직장인들이 돈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직장생활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렌치 미 테네시대 조직심리학 교수는 "직장 동료와의 친목은 팀워크, 생산성, 조직충성도를 높여준다"며 "더 자주 만나 가치를 공유할 경우 조직에 대한 애정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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