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 오늘 MB회동···상생 보따리 '뭘 풀까'

2010-09-12 17:55

기존 협력업체 대책에 +α 관심
정준양 포스코 회장, 협력사에 1300억 지급 약속

(아주경제 이미경, 이정화 기자) 국내 10대그룹 총수들이 1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상생대책에 대한 재점검에 나섰다. 그룹 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각자가 진행했던 중소기업과의 상생방안에 대한 보따리를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재계는 그간 추진해온 중소기업 상생방안을 정리하고 추가로 진행할 상생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동은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와 '상생'을 위한 대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여 대기업의 부담은 어느때보다 커지게 됐다.
   
◆ 회장들, 잇따라 중소 협력업체 방문…적극적인 대책마련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인천 남동공단과 포항 철강공단 협력업체를 방문한데 이어 지난 9일 시화공단내 2차 협력기업도 찾았다. 또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금 1300억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으로서는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도 최근 남동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협력업체 대표가 엔화 차입후 환율 급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자 즉석에서 차입금 증가분에 대한 무이자·무보증 융자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어 김 회장은 곧바로 협력업체의 지원방안을 마련에 착수했다. 그는 상생펀드의 활용도를 높이고 협력업체 보증제도인 네트워크론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또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탄력적 납품단가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협력업체가 가격변동이 심한 원자재를 구매할 때도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산은 박용현 회장이 상생협력 이행실적을 CEO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혔다.

상생협력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이뤄지도록 제도화시키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박 회장은 각 계열사에 대해 상생협력 방안을 세부 경영계획에 반영한 뒤 추진 실적을 매 분기 경영실적 보고 시 필수 항목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 대기업들, 대대적인 상생대책 발표

그간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 대기업들은 잇따라 중소 협력업체와의 상생대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1차 협력사 위주의 상생협력을 넘어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2·3차 협력사 중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는 1차 협력사로 전환이 가능토록 했고 2·3차 협력사도 1조원 규모 상생펀드 조성,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중소 협력사들로부터 들은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7대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LG그룹은 지난 9일 별도로 협력사와 상생을 다짐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LG그룹의 주력인 4개 계열사가 연간 8조5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거래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결의했다. 또 2·3차 협력사까지 저금리로 빌려주는 'LG 상생협력펀드'도 가동키로 했다.

또 LG는 연구개발(R&D)과 관련해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동반 성장할 중소기업을 선정해 내년부터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SK그룹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특히 SK는 중소기업에 '고기 잡는 법'을 전수해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된 상생대책으로 SK는 IT산업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관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Open Innovation Center)'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운영재원도 단계적으로 2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SK는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시행키로 하고 상생 미소금융으로 불리는 상생펀드와 협력업체 연수시설인 상생 아카데미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는 12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15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끼리 상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현대기아차가 1차 협력사에 제공하는 협력방안이 2차 협력사에도 반영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조선업계는 특별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들에게 경영 지원뿐 아니라 정보·기술적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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