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中 창지투 개발 계획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 있다

2010-09-12 09:57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중국의 지역 정책 중 한가지가 최근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다. ‘창지투(長吉圖) 선도구 개발 사업’이 그것이다.

‘창지투 선도구 개발 사업’이란 창춘(長春)ㆍ지린(吉林)ㆍ투먼(圖們) 을 연계해 중국의 동북 지역 경제를 진흥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얼마 전 ‘창지투 개발 사업’의 청사진에 북한을 추가했다. 즉, 창춘ㆍ지린ㆍ투먼의 연장선상에서 두만강 지역을 중심으로 ‘초국경 협력특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밑그림이 실현된다면 북한의 나진 지역까지 그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만강 유역은 중국ㆍ러시아ㆍ일본ㆍ한국 및 몽골 등 국가 간 변경무역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다. 중국의 창지투 지역의 경제가 부흥하고 두만강 유역의 다국간 무역의 규모가 더욱 확대된다면 동북 지역은 물론 나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북한 경제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구체적인 실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중국에서는 창춘과 지린 ‘일체화’ 주장이 제기됐고, 작년 8월 국무원은 창지투 개발 선도구 계획을 국가 전략으로 승격시켰다.

또한 중국은 이미 지난 2008년 북한으로부터 나진항 1호 부두의 사용권을 확보한 상태다. 중국은 설비 확충 투자를 하고 10년 간 나진항 1호 부두를 전용 항구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일부에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창지투 개발사업이 한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지투 개발 계획으로 두만강 일대가 중국의 개발 열풍에 휘말리게 되면 북한의 함경북도 변경 지역이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진과 청진항을 통해서 언젠간 중국의 공안과 군함이 동해로 진입하게 된다면, 한ㆍ미 연합 훈련도 힘들어 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보다 대승적이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때 창지투 개발과 초국경 협력특구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이 창지투 개발을 위해 약 3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인 만큼 우리나라의 적지 않은 참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가 유창한 조선족 밀집 거주 지역인 만큼 한국 기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투자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 할 수 있다.

동시에 북한 문제있어서 창지투 개발 계획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률 연변과기대 대외부총장 겸 동북아공동체연구회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 중에서 “창지투 개발 계획을 잘 활용하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열세를 우세로 바꿀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회장은 “한국이 동북아 문제에 있어 중국ㆍ일본 및 미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 왔다”면서 “한국이 창지투 개발 계획에 지혜롭게 동참한다면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중용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계획을 통해 한국 기업이 중국과 함께 북한에 진출한다면 정치적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북한 경제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단계에서 창지투 개발 계획의 득실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창지투 개발 계획의 영향권이 북한과 더 나아가 환태평양 지역에까지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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