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최대 뇌관, '세종시'는 어디로 가나

2009-10-29 18:36

대혼전의 10·28 재보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세종시'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보고 정부의 '세종시 해법'에 강력한 제동을 걸 태세인 반면, 한나라당은 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정부가 내놓을 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선(先) 정부안 제출, 후(後) 당내 검토'라는 당초의 구상을 고수할 방침이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9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오만하고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며 세종시 원안 추진 등을 여권에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또 "수도권 선거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을 중단하거나 유보하는 게 맞다"며 "충북 선거에서 세종시와 혁신도시 문제에 관한 충청도민의 염원이 무엇인지 확인된 만큼 원안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부가 일단 안을 제시해야 하며, 당은 그 안을 바탕으로 논의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재보선 결과로 세종시 논의가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총리실을 중심으로 세종시 성격 변경을 위한 대안 마련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수정 추진'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대화를 통해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원안대로 추진하면) 세종시의 자족도가 6~7%밖에 안된다. 기업, 연구소, 학교 등이 들어오면 자족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대안을 마련해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특별법을 만든 주역으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말로 정치의 요체가 신의와 약속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세종시 문제는 정치적 신뢰 문제 이전에 막중한 국가 대사라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서 정말 무엇을 생각하는지 듣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박 전 대표도 상당히 동의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 공개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총리실을 방문한 자유선진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전 대표의 '원안 플러스 알파(α)' 방안에 대해 "그렇게 되면 나라의 행정적, 경제적 비효율성이 크며, 6~7% 자족도에 행정기관과 아파트만 있는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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